"편히 지내고 건강히 귀가하세요" 아산주민들 '우한교민 응원' 현수막 내걸어
"편히 지내시고 건강하게 귀가하시길 바랍니다."
31일 오전 충남 아산시 초사동의 경찰인재개발원으로 가는 들목 도로변 가로수에는 이런 내용의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힘내세요! 아산시민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도 있다. 전날까지 걸려있던 "중국 동포(우한 교민) 아산 수용 결사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은 사라졌다.
경찰인재개발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우리 교민들이 격리 수용될 장소 중 한 곳이다. 진영 행정안정부 장관은 전날 이곳을 찾았다가 마을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함께 두 차례 계란 세례를 받았었다. 아산에서 태어나 45년 내내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정모(45)씨는 "주민들 사이에서 ‘피곤하고 불편해도 받아들이자’ ‘우리가 희생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정부가 우한 교민 격리 수용지를 천안에서 충남 아산시와 충북 진천군으로 돌연 바꾸면서 일어난 ‘님비(Not In My BackYard·내 뒷마당은 안 된다)’ 갈등이 차츰 가라앉는 분위기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교민들을 배려하고 품어주자"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는 ‘We Are Asan(우리가 아산이다)’는 해시태그를 건 게시물들도 속속 올라온다. 스케치북에 자필로 피난을 온 우한 교민들을 위로하는 글을 적은 뒤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는 게시글도 여럿이다. 한 시민은 "우한 교민분들도 누군가의 가족, 받아들여야 한다면 기쁘지는 않아도 기꺼이"라고 적었고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글도 올라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8일 우한 교민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2곳에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격리 시설은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라고 발표했다.
아산과 진천 지역 주민들은 당초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주민을 우롱하느냐"면서 들끓었지만 "교민을 보듬어 함께 이겨내자"는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다. 한 아산 시민은 "허술한 정부의 대처가 부른 지역 갈등을 시민들이 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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