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다보스포럼서 "사회가치 측정해 성과 키우자" 제안
"제대로 된 사회가치 측정 모델 개발해 공익 극대화하자"
지난 7년간 SK의 사회적 가치 추구 성과도 발표
최태원 SK 회장이 다보스 포럼의 공식 회의(세션)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을 고도화해 이해관계자 가치를 극대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태원 회장은 23일(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아시아 시대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기업 경영의 목표와 시스템을 주주에서 이해관계자로 바꾸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주주만이 아닌 고객, 종업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이해관계자의 공익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최 회장이 다보스 포럼에 공식 패널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포럼 측에서 최 회장을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실천하는 경영가’로 꼽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 회장은 2013년 다보스 포럼에서 자신이 제안했던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내용을 화두에 꺼내며 이후 지난 7년간 SK가 시도한 사회적 가치 측정 방법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면서 "특히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는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자체 측정 방법을 개발한 뒤 2014년 사회적 기업, 2018년부터 SK관계사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왔다. 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측정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 등과 함께 독일에 비영리법인인 VBA를 설립했다.
SK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이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시행한 결과,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의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20%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SK는 전했다.
또한 SK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기업 경영의 본질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이날 "SK 구성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 추구에 동참하면서 사회문제 해결의 범위와 크기가 확장되는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난제도 많다"고 평했다.
이어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의 객관성과 신뢰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측정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법론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빅 데이터와 AI 등을 활용하면 고객 개개인이 중시하는 사회문제를 더욱 세밀히 파악하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더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고노 켄지 NHK 미주 총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세션은 양극화와 불평등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아시아 금융 전문가 로라 차 홍콩증권거래소 회장, 환경문제 개선에 앞장서 온 코쿠부 후미야 마루베니 회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SK는 최 회장이 참석한 세션 외에도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다보스 시내에 SK 라운지를 만들어 SK가 추진해 온 사회적 가치 추구 활동을 전시했다. SK가 다보스에서 별도의 홍보 라운지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는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등도 참석해 성장동력원 발굴에 나섰다.
노찬규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세계적 석학과 글로벌 리더들이 SK식 사회적 가치 측정 모델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며 "SK의 노력에 글로벌 공감대를 확인한 만큼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 가치 극대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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