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우한 폐렴 불안' 공항 곳곳 마스크 쓴 관광객들

유엄식 기자 2020. 1. 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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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중국발 항공기를 통해 입국하는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중국에서 온 분들은 건강상태 질문서 제출하고 나가세요“

22일 오전 10시50분경 인천공항 입국장. 질병관리본부 직원이 검역대 통과를 앞둔 여행객들에게 노란색 종이를 흔들며 말했다. 그 시각 중국 우시, 난징, 청도 지역과 태국 방콕에서 온 여행객들은 대부분 중국인, 한국인이었고 10명 중 3명 정도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우한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인천공항 검역 수준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중국은 발병지인 우한 외에도 여러 도시가 오염지역으로 분류돼 검역 관리가 꼼꼼해졌다.

검역대 부스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를 지나는 여행객의 체온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검색 화면에 체온이 37.5도가 넘은 것으로 나오면 검역원이 별도 장소로 안내해서 다시 한번 체온계로 조사한 뒤 열, 두통 등 불편한 점이 있는지 물었다.

검역 과정에서 마스크를 쓴 한 여행객의 체온이 39.9도가 나왔다. 친구들과 태국 방콕여행을 다녀온 한국인이었는데, 검역원에게 증상을 말하고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담긴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한 뒤에야 입국장을 나설 수 있었다.

공항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현재 중국 청도에서 거주 중이라는 40대 A씨는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해 청도에서도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한다“며 ”비행기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타기 때문에 불안해서 마스크를 썼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武漢)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21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전광판에 해외여행 시 감염병 주의 안내문이 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탑승 수속을 하던 50대 B씨는 ”춘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이 온다고 하던데 감염자가 더 늘어나면 문제가 커질 것 같아서 걱정된다“고 했다.

화장실, 음수대 등 공용시설 위생관리를 하는 직원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한 직원은 ”우한 폐렴 소식이 알려진 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입국장, 출국장에 있는 화장실을 청소할 때는 아무래도 좀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발병지인 우한 지역에서 온 여행객들은 질병관리본부의 특별검역을 받아야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다. 인천공항은 이달 3일부터 중국 우한에서 온 비행기에 대한 전용 게이트를 만들었는데 이곳에선 입국장 진입 전부터 검역을 진행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한 직항 노선은 랜딩 게이트 앞에 검역대를 설치해서 탑승자 모두 발열 감지기로 1차 스크린을 하고 개인별 체온 측정을 한번 더 한다“며 ”건강상태 질문서도 전수 조사하며 비상 연락처도 확보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우한 직항 노선은 주 10회(왕복 20회) 운영된다. 중국 남방항공 4회, 대한항공 4회, 티웨이항공 2회 각각 스케줄이 잡혀 있다. 1회 운항당 110~250여 명의 여객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우한 직항 노선 운항권을 따낸 티웨이항공은 지난 21일 첫 운항 예정이었으나 우한 폐렴 사태로 결국 취소됐다.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운항을 잠정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기존 운항 스케줄은 유지하되 26일까지 우한 노선 환불위약금을 면제하고 여정 변경시 재발생 수수료를 1회 면제하기로 했다. 또 항공기 내부에 미국 환경보호청이 인증한 살균소독제로 매일 소독을 진행하고 기내에서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승객이나 주변 승객에게 감염 예방 마스크를 제공한다.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시설환경팀 관계자들이 호흡기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인천공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입국장 소독살균을 주1회에서 2회로 늘리고 우한발 비행편에 대한 추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공항 내 무빙워크 및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와 버튼, 공중전화, 음수대, 화장실, 유아휴게실 등 감염 경로가 될 수 있는 공용시설은 매일 2회 이상 소독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여객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공항 내외부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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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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