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하듯"..日후생성 유골 처리방식에 한국인 유족 분개

이세원 입력 2020. 1. 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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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아버지를 일본 사람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중략) 뼈 한쪽이라도 찾아서 화장하게 돌려보내 주세요."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타국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유골을 찾고자 일본 정부 당국자를 만나러 도쿄(東京)에 온 나온 박남순(77) 씨는 '적절하게 협의해 대응하겠다', '답변을 삼가고 싶다'는 등 두루뭉술한 답변을 반복하는 일본 외무성과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을 향해 21일 이같이 호소하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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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아닌 직원이 DNA 감정할 뼈 지정.."전문가에게 맡겨야" 지적
"엄마 배 속에서 일본에 아버지 뺏겼다..뼈 한쪽이라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전사한 아버지의 유골을 찾기 위해 21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일본 후생노동성과 외무성 당국자를 만난 박남순(77) 씨가 부친의 동원 및 사망 기록 등이 담긴 '해군 군속 신상 조사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저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아버지를 일본 사람들에게 빼앗겼습니다. (중략) 뼈 한쪽이라도 찾아서 화장하게 돌려보내 주세요."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타국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유골을 찾고자 일본 정부 당국자를 만나러 도쿄(東京)에 온 나온 박남순(77) 씨는 '적절하게 협의해 대응하겠다', '답변을 삼가고 싶다'는 등 두루뭉술한 답변을 반복하는 일본 외무성과 후생노동성 공무원들을 향해 21일 이같이 호소하며 울먹였다.

유복녀로 태어난 데다가 어머니가 재혼하는 바람에 사실상 고아 상태로 어렵게 성장한 박 씨가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2005년이었다.

국가기록원에 박 씨의 부친 박만수(1920년생) 씨의 동원과 사망에 관한 정보가 담긴 일본 정부의 '해군 군속 신상조사표'가 보관돼 있었다.

여기에는 A급 전범을 신으로 받드는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고인을 합사했음을 알리는 도장까지 찍혀 있었다.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취소를 요구하는 법정 투쟁을 벌이는 한편 유골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온 박 씨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아버지와 관련한 사연을 풀어놓으며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제 강점기에 동원돼 전사한 조선인 등의 유골 문제와 관련해 21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후생노동성과 외무성 당국자를 만난 일본 시민단체 '가마후야' 대표인 구시켄 다카마쓰(具志堅隆松)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일 시민단체와 일본 후생노동성·외무성과의 협의에서는 어떤 유골에서 DNA를 채취할지 등을 후생노동성 직원들이 결정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골 업무를 담당했다고는 하지만 과학적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들이 유골 중 일부를 임의로 골라내는 것이 제대로 된 DNA 감정 등의 관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측은 발굴 및 유골 감정을 추진 중인 오키나와(沖繩)의 경우 현지에 있는 대학 등이 전문가의 도움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시스템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으나 후생노동성 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역시 전쟁 중 동원된 희생자의 유족으로서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이희자(77) 씨는 이런 태도가 유골 문제를 다루는 일본 당국자들이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숨이 막힌다"고 심경을 밝혔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전몰자 유골을 가족 곁으로' 연락회, 가마후야 등 한일 양국 시민단체와 일본 후생노동성·외무성 당국자가 12일 일본 중의원 제2의원회관에서 유골 문제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

그는 유골 감정은 "전문 지식을 가진 법의학자가 해야 할 일"인데 후생노동성 직원들이 "분리수거"를 하듯이 유골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일본에서 생각하기에는 수십 년 전에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분 뼛조각이 하찮은 뼛조각일지 모르지만, 유족에게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그 한 조각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받기 위해서 얼마나 기다렸는데…"라고 강조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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