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씻었냐? O층 살지?"..공포 떨게 한 '상사 오지랖'

손의연 입력 2020. 1. 21. 16:00 수정 2020. 1. 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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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A씨는 회사에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하면 상사에게 '용모'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A씨는 회사 임원에게 고충처리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사에게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하고 퇴사했다.

2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직장인 B씨는 상사에게 "뚱뚱하다", "다리가 짧다", "가슴이 없다" 등 비하 발언을 1년 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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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오지랖 갑질에 시달리는 직장인 사례 공개
업무 범주 넘어 직원에게 정신적 고통 주면 괴롭힘 해당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30대 여성 A씨는 회사에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하면 상사에게 ‘용모’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그가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상사는 “왜 화장을 안 했느냐”라며 “화장은 사회생활의 기본인데 기본이 안 돼 있어 어딜 가도 사회생활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회사 임원에게 고충처리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사에게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하고 퇴사했다.

직장갑질119 (사진=직장갑질119)

신체 비하, 외모 품평, 복장 간섭, 사생활 간섭 등 직장에서 이뤄지는 ‘오지랖 갑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직장인 B씨는 상사에게 “뚱뚱하다”, “다리가 짧다”, “가슴이 없다” 등 비하 발언을 1년 넘게 들었다. 신입 직원인 C씨는 “여자면 여자답게 꾸며라”, “화장하고 다녀라”, “얼굴 안 씻었냐” 같은 외모 간섭을 상사에게 당했다. 그러나 이들은 상사에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B씨는 “인사평가 권한을 쥐고 있는 상사라 뭐라고 할 수도 없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호소했다.

‘외모 품평’뿐만이 아니라 상사의 스토킹 아닌 스토킹으로 속을 앓는 이들도 있다. D씨는 어느 곳에 사는지 물어보는 상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답을 피했다. 재차 물어도 답이 없자 이 상사는 결국 D씨의 집 층수까지 알아내 그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이러한 오지랖 갑질도 직장 내 괴롭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한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앞선 사례는 상대방에게 굴욕감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인격권 침해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고 밝혔다.

손의연 (sey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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