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 공식 시작

김향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밀워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밀워키|AP연합뉴스


·본격 심리는 21일부터…트럼프 “탄핵심판은 사기”

·우크라이나 스캔들 뒷받침 주장들 잇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이 16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가결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이날 상원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명한 7명의 소추위원이 ‘검사’로서 낭독하고 ‘재판장’을 맡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과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이 공정한 재판을 하겠다는 선서를 하는 형태로 탄핵 심리 절차가 개시됐다고 AP 통신·CNN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는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등 2개 혐의가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패 의혹을 수사하도록 종용하면서 군사원조를 지렛대로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권력 남용 혐의를 받는다. 또 관련 의혹에 대한 의회 조사를 방해해 혐의가 추가됐다.

소추위원을 대표해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소추안을 낭독하는 동안 상원의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민주당 대선경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의원(무소속)은 법정에서 발언을 적을 때 쓰는 노란색 용지인 ‘리걸 패드’(legal pad)를 꺼내 메모했다. 또다른 대선 주자인 에이미 클로버샤와 셔로드 브라운·로버트 케이시 주니어(민주), 롭 포트먼(공화) 의원은 펜과 종이를 꺼내 발언을 받아적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원 탄핵 심리는 매우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탄핵심판에 대해선 “사기(hoax)”라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완벽한 통화를 한 것에 대해 방금 탄핵당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21∼24일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탄핵 심리와 상관 없이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 오후 6시까지 혐의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상원은 21일 오후 1시부터 다시 심리를 진행한다.

미국 의회 소속 감시기구인 회계감사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를 전면 중단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통령실의 예산관리국이 의회가 우크라이나의 안보 지원을 위해 국방부에 배정한 예산 2억1400만 달러를 ‘정치적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계감사원은 이와 관련 “예산 지출거부통제권을 위반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예산관리국은 즉각 성명을 내고 회계감사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6일 회계감사원의 보고서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인 레프 파르나스의 행보 등이 상원 탄핵심판에 임하는 공화당의 입장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르나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어떻게 돼가는지 정확히 알았다”고 밝혔다. 파르나스는 또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면서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 개시를 발표하지 않으면 군사 원조뿐만 아니라 모든 원조가 끊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르나스를 모른다고 맞섰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줄리아니 변호사의 측근들이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마리 요바노비치를 축출하기 위해 불법 감시를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압박에 동조하지 않다가 지난해 5월 경질된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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