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산의 부장들' 이희준, 체중 100kg 쇼킹한 비주얼 만든 열정[종합]

박정선 2020. 1. 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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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남산의 부장들'의 배우 이희준이 이번 영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전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 공부했고, 체중을 100kg까지 찌웠다. 한 편의 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셈이다.

'남산의 부장들' 개봉을 앞둔 이희준은 16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를 보며 손이 저리더라"며 이번 영화에 대해 자평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18년간 지속된 독재 정권의 종말을 알린 이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40일 전, 총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며 스크린에 담아낸다.

이희준은 극 중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곽상천은 박통의 존재를 신념처럼 여기고 충성하는 경호실장이다. 중앙정보부가 휘두르는 권력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요직 인사들의 충성 경쟁 속에 엘리트적인 면모를 보이는 김규평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
이희준
실제 역사를 영화에 담은 만큼 출연 배우의 부담감을 적지 않았을 터. 실존 인물들을 향한 평가가 지금도 엇갈리기에 더욱 그렇다. 소재에 대한 부담감을 묻자 이희준은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흥분감이 컸다.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희준은 어느 한 극단이 아닌 중립에 서려고 노력했다. 다양한 자료를 보고 공부하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다양한 자료를 봤다. 서로 양 끝에 있는 자료를 봤다. 최종적으로는, 내가 이 극안에서 어떤 역을 해야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여러 부담감에도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는 잘 빠진 시나리오도 한 몫 했다. 우민호 감독과 '마약왕'을 함께 했던 이희준은 '마약왕' 촬영 당시 이번 영화 출연을 제안받았다. 이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고 한 번에 다 읽는 경우가 없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이 영화 시나리오는 진짜 한 번에 읽었다. 굵은 붓으로 한 번 슥 그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보자마자 엄청 물을 마셨다. 영화볼 때도 그랬다. 목이 엄청 타더라. 관객 분들도 그러실지 궁금하다"면서 "큰 사건이 있는 영화는 아닌데, 긴장감이 있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잘 하신 것 같다. 차갑게, 치우치지 않게, 팩트를 기반으로 연출하려고 애쓴 게 보였다. 되게 멋있었다"고 밝혔다.
이희준
곽상천은 쉽게 공감하기 힘든 인물이다. 오로지 대통령 한 사람만을 바라본다. 마치 신을 섬기는 것 같은 모양새다. 그렇기에 이해하며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이희준은 곽상천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그는 "그 인물은 뭘 믿고 있었을까. 정말 확고한 사람이다. 순수하고 사심이 없는 캐릭터다. 권력욕이 아니라 오로지 그 분을 위한다. 그 분이 그에겐 국가이다"라고 설명했다.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희준은 연신 극찬의 말을 쏟아냈다. 이성민에 대해 "(박통의) 고뇌, 지침, 세상이 바뀌어가는 것에 대해 따로 표현하는 것이 없는데도 장면이 바뀌어갈 때마다 바뀐다. 얼굴에 눈에 보여서 깜짝 놀랐다. 저건 진짜 본능적으로 하는 거다.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다. 많이 배웠다"고, 이병헌에 대해 "이병헌 선배를 클로즈업하는데, 마지막 차 안에서 결정하는 얼굴이 정말 좋았다. 정말 어려운 연기인데"라고 전했다.
이희준
특히 이희준은 이번 영화에서 엄청난 체중 변화를 보여준다. 3개월 만에 무려 25kg이나 찌웠다. "심리적으로 무서웠다. 그런 체중이 되본 적이 없으니까. 살을 찌워보자는 마음을 먹고나니 두렵더라. '이렇게 나온 배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불교를 믿는데, 108배 하면서 '괜찮다. 배 나와도 괜찮다'며 심리적으로 허락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웃었다.
이어 "배우를 하다보니 배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결벽이 나름 생긴다. 그걸 놓아버리기 무서웠다. 먹기 전에 심리적으로 놓기가 무서웠다. 배 나와도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부터 많이 먹고 운동도 많이 했다. 100kg까지 웨이트를 들었다. 3개월 만에 100kg까지 찌웠다. 25kg을 찌운 것"이라며 "배우로서는 가면 같은, 잘 만들어진 가면을 쓰는 느낌이었다. 걸음걸이나 목소리 톤도 달라졌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희준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이희준은 "이걸 보시고 살 찐 캐릭터 제안이 오면 어떡하나. 빼는 게 훨씬 힘들었다. 땅콩 버터 이런 걸 안 먹었는데, 살 찌려고 식사와 식사 사이에 땅콩 버터를 잔뜩 바른 토스트를 먹었다. 한 번 먹기 시작했더니 정말 맛있는 거다. 그걸 다시 끊기가 힘들었다. 다시 3개월 만에 뺐다. 당뇨 위험이 있다고 해서다. 그냥 빼면 의욕이 덜 생길까봐, 3개월 끝나는 지점에 노출 화보를 잡았다. 그걸 목표로 했다. 헬스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친구가 잡지사에 있어서, 반 강제로 날짜를 잡아 하게 됐다. 식단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아서, 마지막 보름 정도는 헬스장 앞에 고시원을 잡고 하루 4번 운동을 했다. 냉장고에 닭가슴살을 잔뜩 갖다 놓았다. 대구에서 연기를 하겠다고 서울에 상경해 고시원에 살았다. 마흔 넘어 다시 고시원에 살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더라"고 밝혔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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