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구 찾았다".. 이란 문제 연설 보니
"현재 미국은 사상 최고의 군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강력한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전 11시(한국시간 9일 새벽 1시) 백악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란과의 전쟁 위기에서 군사력 대신 경제 제재를 택하며 급제동을 건 것이다.
BBC는 "지난밤 미사일 공격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보복을 상황을 고조시킬 근거로 볼 것이냐, 출구 모색을 위한 근거로 볼 것이냐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며 "8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은 후자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에 언급한 "신속하고 완전한, 불균형적인 방식의 타격"과 달리 경제 제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침 연설 대부분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 아니라 이미 이룬 성취를 내세웠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군이 사살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솔레이마니가 미국인을 향한 공격을 계획했으며, 이란 내전 등을 촉발해 수백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살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유산을 되돌리려는 혼신의 노력"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의료보험·환경·이민정책·이란핵합의(JCPOA)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에서 보여온 태도다.
BBC는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이라는 기회를 통해 오바마에게 공격을 날리는 트럼프가 특별히 놀랍지는 않다"면서도 "오바마 정부 때 이뤄진 핵합의 자금이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연설이 겨냥한 대상은 또 있다. 바로 동맹국이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에너지 자립국인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동맹들이 중동의 짐을 더 나눠서 져야 할 시기라고 암시하거나 혹은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의 외교 정책을 두고 BBC는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미국이 대외적 책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종종 말하면서도, 미국을 중동과의 갈등으로 몰아넣는 행위를 감수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담화문의 첫 문장을 두고 "힘의 과시와 안전의 약속이라는 확약으로 시작했다"고 BBC는 평가했다.
연설문 자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배치에서도 연극적인 요소가 있다. 그는 엄격한 인상의 행정부 고위 간부들에 둘러싸여 담화를 발표했고, 담화 장소로 이동할 때 창문의 빛을 통해 잡힌 그의 실루엣은 메시아(구세주)적인 이미지를 자아냈다.
BBC는 "최근 이란 위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가져올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힘과 권위에 둘러쌓여 솔레이마니와 알바그다디(지난해 10월 미군이 사살한 IS(이슬람국가)의 수장)의 죽음의 공적을 자처하는 군 통수권자로서 트럼프의 이미지는 다가올 재선 캠페인에서 흔히 활용할 만한 테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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