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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기생충' 골든글로브 수상 쾌거, 다양성 영화 성장계기 돼야

송고시간2020-01-0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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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쥔 것이다. 지난해 5월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주요 영화상을 차례로 휩쓸어온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5일(현지 시간) 개최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디어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인 미국 할리우드의 벽을 넘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오스카상)과 더불어 미국의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데다, 다음 달 9일 열리는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기생충'은 이미 아카데미상 국제극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의 예비 후보로 지명된 상태다. 이번 골든글로브상 쾌거로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의 대립구도를 토대로 계층 간, 계층 내 갈등을 소재로 한 블랙 코미디다. 그동안 '기생충'이 해외에서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낭보가 쏟아졌다. 시드니, 로카르노, 밴쿠버, 상파울루 국제영화제 등 15개 이상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고, 30여개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등 미국 대도시 영화비평가 협회 등에서 주는 상도 받았다. 북미에서 개봉해 1천900만달러(한화 약 230억원)의 수입을 올리며 지난해 북미에서 개봉된 외국어 영화 중 최고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 전미 비평가협회 연례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호주 아카데미 시상식(AACTA)에서도 영예인 작품상을 받았다.

영화 한 편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번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수상으로 한국 영화는 아시아,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었고 그에 따른 합당한 인정을 받았다. 봉 감독은 할리우드 주류 감독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으며 한국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끌어올려 앞으로 수출, 배급, 합작 등 산업 면에서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 영화의 앞날에 꽃길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대표적이다. 이제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는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흥행 양극화가 심화하고 '중박' 한국 영화는 실종됐다. 갈수록 심해지는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경쟁을 저해하고 다양성 영화의 출현을 가로막으며 관객의 선택권을 제약한다. 앞으로 한국 영화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시스템은 곤란하다. 새로운 시도가 거침없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토양이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기생충'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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