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서 조종한 美드론.. 닌자폭탄 장착해 '핀셋 타격'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0. 1. 6.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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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레이마니 제거한 드론 '리퍼']
시속 482km '하늘의 암살자' 별명, 달리는 차량 조수석 조준타격 가능
부착된 카메라 원격조종 물체 감식.. 주한 미군에도 암살용 드론 배치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사(爆死)시킨 미군의 군사용 드론(무인기)은 '리퍼(Reaper·기종명 MQ-9)'라는 기종이다. 미국 제너럴아토믹스사가 2001년 MQ-1이라는 기종명으로 첫 비행에 성공한 뒤 2007년 이후 실전에 투입하고 있는 요인 암살 전문 드론이다.

리퍼는 '하늘의 암살자'로 불린다. 미국 본토에서 조종해 적국의 핵심 인물을 핀셋처럼 제거할 수 있다. 솔레이마니 제거를 통해 미군은 대규모 병력과 지상 무기를 동원하지 않고도 적국 핵심 인사를 순식간에 제거해버릴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미 공군은 모두 195대(2016년 기준)의 리퍼를 보유하고 있다.

리퍼는 앞뒤 길이 11m, 너비 20.1m다. 950마력의 엔진을 장착하고 최고 시속 482㎞로 비행한다. 대당 1700㎏의 각종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리퍼가 장착할 수 있는 핵심 무기는 '닌자(ninja) 폭탄'이라는 별명을 가진 요인 암살용 폭탄 '헬파이어 R9X'다. 첨단 목표물 추적 장치가 달려 있어 움직이는 차량의 운전자를 죽이지 않고 조수석에 앉은 표적만 제거하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고성능인 정밀 유도폭탄이다.

이번 작전은 '임기표적(臨機標的) 추적'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리 정해둔 위치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솔레이마니 동선(動線)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최적의 공격 위치를 설정해 제거했다는 것이다. 미국 본토의 지휘 통제부에 있는 드론 조종사들은 위성을 통해 리퍼 동체의 앞부분 아래에 달린 최첨단 카메라를 원격으로 조종해 지상의 물체를 정밀 감식한 후 타격할 위치를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솔레이마니의 이동 정보를 미국 측에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에 대해 양국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리퍼가 출격한 곳은 과거 중동에서 미군 드론이 출격한 기록이 있는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의 미 공군 기지 중 한 곳일 가능성이 크다. 셋 중 솔레이마니가 숨진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셀럼 공군기지로서 570㎞ 떨어져 있다. 리퍼의 작전 가능 거리인 1900㎞ 이내에 있다.

이전에도 미군은 실전에서 군사용 드론을 두루 활용해왔다. 2015년 알카에다 예멘 지부 우두머리 나세르 알와히시, 2017년 알카에다 2인자 아부 알 카이르 알마스리 등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알카에다는 22개 항목으로 된 드론 공습 대피 지침서를 만들어 조직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은 유서에 "미국 드론이 우리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으니 구름 낀 날에만 외출하라"는 내용도 담았다고 한다.

주한 미군에는 리퍼보다 다소 작은 '그레이 이글(MQ-1C)'이라는 요인 암살용 군사용 드론이 배치돼 있다. 미군은 2018년 그레이 이글을 군산의 미군 기지에 12대 배치하고 중대 창설식을 열었다. 대전차 미사일 4발과 정밀 유도폭탄 4발을 장착하고 최대 30시간 동안 시속 280㎞로 비행할 수 있다. 북한은 그레이 이글 배치에 대해 "침략용"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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