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신임 법무장관(62)이 3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추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여유로운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그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한 뒤 법무부와 검찰에 빗대 즉석에서 풀어내는 ‘애드리브’도 보였다.
어느 때보다 중책을 짊어진 법무부 수장으로 추 장관의 각오와 밑그림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67대 법무부 장관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1동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 개혁은 그 어려움만큼 외부의 힘으로는 이룰 수 없다”며 “검찰 안에서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적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서는 검찰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이어 준비된 원고에는 없는 말을 꺼냈다.
그는 “밖에서 알을 깨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겠느냐”라며 ”바로 국민”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리고 안에서 알 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사람은 누구겠느냐”라며 ”검찰 조직이 아니라 각 검사들이고, 법무부 조직이 아니라 각 법무부 가족”이라고 힘줘말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고 어미 닭은 밖에서 쪼고 병아리는 안에서 쪼면서 함께하는 것을 뜻하는데, 보통은 사제간 인연이 어느 기회를 맞아 더욱 두터워진다는 뜻이다.
추 장관은 이를 법무부와 검찰 개혁에 맞춰 풀어낸 셈이다.
그는 또 “법무부와 그 소속 기관들은 조직의 이익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게 낮은 자세로 봉사하는 ‘공복의 자세’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며 “조직 내 특권의식을 배제해 개개인이 국민을 위한다는 긍지와 신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법무행정 조직 내부 쇄신을 통한 지원을 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개혁 의지를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 김영대 서울고검장, 김우현 수원고검장, 양부남 부산고검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참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청와대 하명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한동훈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과 조상준 형사부장,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도 참석했다.
검찰 고위급 간부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조 전 장관 취임식 때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조 전 장관 취임식 때에는 검찰 측에서 김영대 서울고검장만이 검사장급 인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관례에 따라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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