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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 현장 찾은 총리에 주민들 폭발 "우리는 잊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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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03 14:42:48 수정 : 2020-01-03 1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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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남동부 대규모 산불 현장.

 

남동부 지역에서 두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대규모 산불로 호주가 국가적 비상사태를 맞은 가운데,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산불 현장을 찾았다가 주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영국의 BBC방송과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2일(현지시간) 화재 피해를 가장 극심하게 입은 뉴사우스웨일스주 현장으로 시찰을 갔다. 

 

그러나 주민들은 모리슨 총리를 보자 야유와 비난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당신은 바보다”, “보수당에 투표하지 않겠다”, “꺼져라”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모리슨 총리가 한 소방대원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냉랭하게 거절당하자 당황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한 여성은 “죽은 사람들, 살 곳이 없어진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우리는 완전히 잊혔다. 홍수나 불이 날 때마다 우리는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발생한 호주 산불은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며 계속 확산되고 있다. 2일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18명이며, 실종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어서 인명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서울시 면적 80배에 달하는 500만 헥타르가 불에 타는 등 재산 피해도 상당하며, 피해지역에 서식하는 동물 수억 마리의 생명도 위협받고 있다.

 

주호주 미국대사관은 자국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오는 4일까지 산불 피해가 극심한 남동부 해안 지역을 벗어나라는 경고를 전달했다. 이는 호주 당국이 같은 날 해당 지역을 관광객 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번 산불 피해가 유독 커진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BBC는 “호주에서 산불은 통과의례 같은 존재였지만, 이번에는 규모나 시기 면에서 심각하다”며 “이상 기온과 건조한 대기 등이 산불 규모를 키웠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는 2020년 신년사에서부터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부인, 비난 여론에 름을 끼얹은 바 있다. 또한 화재가 한창이던 지난 12월에는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들통나 사퇴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MBC 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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