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 美대학 장학금 신청·교수 의사소통도 부부가 나눠했다

오경묵 기자 2019. 12. 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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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까지 뻗친 조국·정경심 부부의 자녀 스펙쌓기

수강과목 결정·숙제·결석 사유서까지 부부가 맡아

대학원 지원 위해 아들 장학금 허위로 2배 부풀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장관이지난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서 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과 아내 정경심(57)씨의 아들(23)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다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의 시험 문제를 대신 치러주는 것은 물론, 장학금 신청이나 결석·지각 사유서 같은 일까지 대신 도맡아 해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메일 등을 이용한 담당 교수와의 의사소통이나 수강할 과목 결정, 숙제·시험 준비를 조 전 장관 부부가 나눠서 한 것이다.

31일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과 주광덕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 조씨의 한영외고 재학 시절부터 미국 대학 진학을 위해 학사 관련 사항과 SAT 시험 일정을 관리해줬다. 대학 진학에 필요한 에세이 작성 방법을 파악해 도와주기도 했다.

조씨는 2014년 9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입학했다. 조 전 장관과 정씨는 이후에도 아들의 장학금 신청부터 지각, 결석시 사유서 제출까지 학사 행정과 관련된 사항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메일을 이용해 담당 교수와 의사소통을 하는 한편, 수강할 과목을 결정하고 숙제와 시험 준비까지 챙겼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의 시험도 ‘대리’로 풀었다. 검찰 수사 결과 조씨는 2016년 10월 31일쯤 ‘시험을 본다’고 조 전 장관 부부에게 연락했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온라인 시험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아들로부터 ‘아이메시지’를 이용해 총 10문항의 문제를 넘겨받았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문제를 분담해 푼 다음 아들에게 답을 전송했고, 아들은 답안을 그대로 제출했다. 그해 12월에도 같은 형식의 부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아들에게 ‘스마트폰으로는 가독성이 떨어지니 이메일로도 보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교수 부모의 조력을 받은 조 전 장관의 아들은 해당 과목에서 A를 따냈다.

조씨는 조지워싱턴대 졸업 학점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49학점은 국내 대학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이수해 2017년 8월 조기졸업했다. 이후 국내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하고, 이보다 앞서 국내 대학원에 지원서을 냈으나 모두 탈락했다.

검찰은 이를 계기로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의 ‘허위스펙’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들의 입영 문제를 해결하고, 의전원 지원에 유리하게 만들 목적으로 인턴십 활동증명서 등을 허위로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아들의 장학금을 ‘뻥튀기’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아들이 조지워싱턴대 재학 내내 우수한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은 것처럼 장학증명서를 위조한 것이다. 조 전 장관의 아들은 2015~2016년 총장 장학금으로 1만2000달러를 수령했으나, 조 전 장관 부부는 대학·동문 장학금 등을 포함해 2만5400달러을 받은 것으로 장학증명서를 위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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