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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탄핵가결에 펠로시 ”슬픈 날” 트럼프 “미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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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19 15:45:14 수정 : 2019-12-19 15: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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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사진 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18일(현지시간) 미 하원에서 가결된 직후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며 “오늘은 미국에 슬픈 날”이라며 표결 결과 발표 후 환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제지했다. 전날 6장 가까운 서한을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송부하며 결백을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안 가결에 “미친짓”이라고 일갈 했다. 

 

1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권력남용 혐의와 의회방해 혐의로 상정된 탄핵 소추안 두 건에 대해 모두 절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며 가결을 선언했다. 펠로시 의장은 탄핵안이 가결되자 환호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에게는 결과지가 적힌 종이를 흔들며 눈짓으로 자제를 요청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환호와 박수 소리가 일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대가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단 권력남용 혐의와 9월 탄핵 조사를 방해했단 의회 방해 혐의 두 가지를 받고 있다.  이날 하원은 소추안 두 건에 대해 모두 찬성 230표, 반대 197표를 내 통과시켰다. 탄핵 표결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 9월24일 탄핵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지 8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미 하원에서 18일(현지시간)트럼프 탄핵안이 통과되자 환호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단속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뉴스1=CNN웹사이트

 

펠로시 의장은 탄핵이 가결 직후 “오늘은 헌법을 위한 위대한 날이지만 미국에는 슬픈 날”라며 “하원 민주당 의원들의 도덕적 용기에 이보다 더 자랑스럽거나 영감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들 중 누구 한 사람에게도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 물어본 적 없다”라며 ”우리는 결코 이 투표를 하라고 채찍질한 적이 없다”고 밝혀 가결이 하원의원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오늘 이 투표를 우리 나라를 세운 건국의 아버지들의 비전에 경의를 표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해 싸운 제복을 입은 우리 모두의 희생, 그리고 항상 민주주의를 위해 살 것이라는 우리 아이들의 염원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도 펠로시 의장은 회의를 시작하면서는 “하원의장으로서 나는 엄숙하고도 애석하게 미국 대통령 탄핵에 대한 토론을 시작한다”며 “그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가 오늘 여기 모여서 얘기할 것은 우리가 공화국을 지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주(州) 선거 유세 도중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듣고 격분해 펠로시 의장과 민주당에 대해 ”미쳤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미국인 수천만 명이 내년 선거에서 펠로시가 물러나도록 투표로 보여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빌미가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빚어진 직후 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일축하며 “사실이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아주 큰 속임수(hoax)”라는 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11월 루이지애나 연설에서 “가족에게 매우 힘들었다”라면서도 “탄핵은 나에게 불결한 말(dirty word)”고 쏘아 붙였다.

 

그는 하원 표결 전날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6쪽 자리 서한에 그가 집권 3년 차 까지 일구어낸 일자리, 경제, 군사 등에 대한 리스트를 나열한 후 ”내가 3년동안 이룩한 업적을 달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세일럼 마녀 재판에서 기소된 사람들보다 더 나쁜 대우를 받았다”고 억울한 심경을 털어 놓기도 했다. 

 

한편, 탄핵안이 공식적으로 하원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 상원에서 탄핵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상원의원 3분의 2(67석)가 대통령이 유죄라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임 되는데,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구성돼 공화당이 우세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안은 최종 부결될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일각에선 하원의 이번 탄핵안 가결이 내년 미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날 ”2020년 대선에서 탄핵 가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그 어떤 결정구도 진정으로 예견할 수 없다”면서도 “하원의 가결은 공화, 민주당간 냉전 양상에서 하나의 전투로 보여질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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