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광화문광장에 천막 기습 설치.."방위비 분담금 협상 중단" 美대사관 앞 시위
민중공동행동, 美 대사관 앞서 시위… "방위비 분담금 한 푼도 못 줘"
광화문 광장에 천막 6개 설치…경찰과 한때 몸싸움
민노총 "천막 거점으로 1박 2일간 투쟁"
서울시 "‘불법 천막 자진 철거’ 계고장 보낼 것"
민주노총·민중당·한국진보연대 등으로 구성된 진보 성향 단체 ‘민중공동행동’ 소속 회원 100여 명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5차 회의를 하루 앞둔 16일 오후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도중 주최 측이 광화문 광장에서 기습적으로 천막 6개를 설치하면서 한때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중공동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주권 국가 간의 정상적 협상이 아니라 불법과 강요만 판치는 혈세 강탈, 주권 강탈, 평화 강탈의 장일 뿐"이라며 "한국 정부가 만에 하나 타협이라는 이름으로 야합을 추진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방위비 분담금이 아니라 전쟁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라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협상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는 당장 협상장을 발로 걷어차고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동맹이냐, 날강도냐" "굴욕 협상 중단하라" "혈세 강탈 미군 나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 미군은 나가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거나 ‘방위비 협상 중단’이라고 쓰인 띠를 몸에 둘렀다.
기자회견 도중 민중공동행동 측이 광화문 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하면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민중공동행동 측은 대형 천막 6개를 설치한 뒤 ‘We won’t pay(단 한 푼도 못 준다) US Troops Go Out(미군은 나가라)’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천막에 내걸었다. 천막 설치 후 유경종 민주노총 실천단장은 "이제 우리는 저 천막을 거점으로 해서 1박 2일 동안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 측에서 광장에 있던 서울시 직원들을 밀치고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했다"며 "트럭에서 천막을 내리는 행위까지는 경찰이 저지할 수 있지만, 일단 설치가 되면 서울시 측에서 행정대집행을 거쳐야 천막 철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 측은 ‘불법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이날 오후 중으로 주최 측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 대사관 100m 이내 구역까지 몰려가 집회를 진행했다. 대사관 100m 이내는 집회 절대 금지구역이다. 이에 경찰은 총 4차례 해산명령을 내렸고, 민중공동행동 측은 집회 시작 약 3시간 만인 오후 3시 50분쯤 자진해산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쯤 설치된 천막 옆에서 ‘미국반대 민주노총 실천단’ 발대식도 열었다. 이들은 미국 대사관을 향해 ‘Hell no! We won't pay for U.S. troops! Get Out!(절대 안 돼! 미군 주둔비 단 한푼도 줄 수 없다! 나가라!)’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풍선에 달아 하늘에 띄우기도 했다. 경찰은 불법시설물인 현수막을 철거하려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민주노총 조합원 여성 A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미국 대사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항의 행진을 시작해 미국 대사관저 앞에서도 집회를 이어간다. 다음날에는 협상장인 한국국방연구원 정문 등으로 거점을 옮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의 뒤를 쫓으며 분담금 인상에 반대하겠다는 상징적 행동으로서 대사관과 대사관저, 한국국방연구원 등 세 군데를 집회 거점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들은 분담금 특별협정 제3차 회의가 열린 지난달 18일에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반대하는 취지의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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