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질병코드로 발생하는 문제점? 학술대회 열려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점을 짚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법정책학회(학회장 송호신)는 '게임 이용행위의 질병적 취급에 대한 법정책적 고찰: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 장애(Gaming Disorder) 질병코드 부여에 즈음하여'를 주제로 지난 13일 한국과학기술회관(KOFST) 국제회의장 소회의실에서 동계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협회장 강신철)와 게임이용자보호센터(센터장 이정훈)가 후원한 이번 학술대회는 모두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제1세션은 정규 공주대학교 법학과 교수의 사회로 정정원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게임 이용행위의 질병적 취급의 문제점에 관한 고찰'을 주제로 발제했다.

정 연구원은 종래 발생했던 이른바 게임중독 논란과 현재의 게임이용 장애의 논의는 구분돼야 한다며 게임의 이용행위를 '게임이용 장애'라는 명칭으로 질병적으로 취급하는 것의 의미와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ICD-11상 게임이용 장애의 판단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는 게임 이용행위와 부정적 결과의 발생은 그 개념 및 포섭 범위가 불명확한 점, 다양한 디지털미디어 사이의 '차별적 취급'의 적정성을 긍정하기 어려운 점, 낙인효과 등에 따른 문제 발생의 가능성, 과잉규범화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등의 다양한 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향후 게임이용 장애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검증 가능한 연구에 기반해 논의 사항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고 논의 과정에 있어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참여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적정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발제에 대해 윤익준 부경대학교 법학과 연구교수와 김민이 국회도서관 법률정보실 전문경력관의 토론이 이어졌다. 윤 연구교수는 게임이용 장애의 논의에 있어서는 충실한 검토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병리학적 측면에서도 과학적 연구가 전제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 전문경력관은 종래 국회에서 논의됐던 여러 사항 등을 설명하며 향후 여러 관련개념은 그 각각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제2세션은 노기호 군산대학교 법학과 교수의 사회로 신정규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게임 이용행위의 질병적 취급에 대한 헌법적 검토'를 주제로 발제했다. 신 교수는 ICD-11을 국내 수용하는 경우 게임의 이용자와 게임사업자에 대해 기본권 제한이 발생할 수 있고 설령 질병적 취급이 국내에 수용되더라도 그것이 일률적인 규제나 제한의 명분으로 제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2발제에 이어진 토론에서 이부하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게임 이용행위의 질병적 취급과 관련해 관련 법률 등이 제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헌법상 원칙이 반드시 준수돼야 함을 강조했고 이재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게임이용 장애의 질병코드화는 게임에 대한 다양한 규제의 신설과 강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제3세션은 박효근 대구대학교 DU인재법학부 교수 사회로 강지명 성균관대학교 인권센터 선임연구원이 '게임과 게임 이용행위를 활용한 교정프로그램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법무부 교정국 심리치료과의 주관으로 김천소년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2017년과 2018년 시행된 게임 이용행위와 게임 요소 등을 활용한 교정 프로그램의 성공적 사례를 소개했다. 게임 및 게임적 요소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대원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대우교수는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명확하게 보이고 있는 이 같은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범위를 보다 확대하고 새로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류부곤 경찰대학 법학과 교수는 게임 요소를 활용해 시행된 새롭고 효과적인 교정 프로그램은 게임이 사회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사회문화적 산물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향후 보다 효과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