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7분간 중대 시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확보 나섰나

손재호 기자 2019. 12. 16.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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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실시한 시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되는 2단 엔진 시험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15일 "북한이 7분간 시험했다고 공개한 점을 보면 2단 추진체에 쓰이는 엔진에 대한 시험을 한 것 같다. 1단 엔진의 경우 이렇게 장시간 연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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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리 발사장서 6일 만에 진행
2017년 3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실시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장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13일 이곳에서 ‘중대한 시험’을 또다시 진행했다고 밝혔고, 박정천 총참모장은 미국을 향해 “우리는 거대한 힘을 비축했다”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3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실시한 시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사용되는 2단 엔진 시험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2단 엔진 시험이 아니라 이보다 더 나아간 ICBM의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시험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4일에 시험 소식을 전하면서 “국방과학원은 지난 13일 오후 10시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액체연료를 쓰는 로켓을 개발하는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으로, 지난 7일에도 이곳에서 한 차례 시험을 가진 사실을 공개하며 이를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라고 스스로 평가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에도 구체적인 시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7분 동안 시험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ICBM에 쓰이는 2단 엔진 테스트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시간 내 강한 추진력으로 로켓을 높이 쏘아올리는 역할인 1단 엔진의 경우 이처럼 긴 시간 동안 연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15일 “북한이 7분간 시험했다고 공개한 점을 보면 2단 추진체에 쓰이는 엔진에 대한 시험을 한 것 같다. 1단 엔진의 경우 이렇게 장시간 연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북한이 과거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에 사용한 엔진이 아닌 새로 개발한 2단 엔진을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정창욱 한국국방연구포럼 대표도 “지난 7일에는 1단 엔진 시험을, 이번에는 2단 엔진에 대한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ICBM이) 7분 동안 마하 3.0~5.0의 속도로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을 미국에 강조한 것”며 “1단 추진체까지 더하면 ICBM급인 5500~1만㎞를 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본토를 언제든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시험으로 재차 부각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재진입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 다시 진입할 경우 탄두에 강한 진동과 열이 가해지는데, 이때 탄두 부분이 마모되는 삭마 현상이 일어난다. 다단연소(켰다 끄기를 반복)로 탄두의 속도를 조절해 안정적으로 재진입하는 기술이 중요한 데 이번에 이 기술을 시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공개한) 7분은 모터 연소보다는 재진입체(Reentry Vehicle) 시험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북한이) 특정 속도가 됐을 때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조건을 맞추는 재진입체 관련 시험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미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밤늦게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공군의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스’를 비롯해 첩보위성급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 호크’ 등의 대북 정찰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감시가 어려운 야간을 노려 시험을 벌였다는 것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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