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마트' 최광제 "빠야어 외우다 '현타'..피엘레꾸 사뚜 고맙뚜"(인터뷰①)

김보영 2019. 12. 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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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마마트'서 빠야족 족장 연기..'러블리'로 등극
빠야어 연구 위해 '아마존의 눈물' 다큐도 정주행
"정의롭고 순수한 빠야족 보며 대리만족"
배우 최광제. (사진=에이스팩토리)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빠뚜, 사뚜.. 시뚜시뚜. 다뚜 사뚜사뚜, 고맙뚜.”(모든 빠야족들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정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채업자, 일본군, 폭력배 등 외국인, 악역만 도맡던 이 배우. 잘 만난 캐릭터 하나로 순식간에 ‘러블리’로 등극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이하 ‘천리마마트’)에서 빠야족장 피엘레꾸역으로 활약한 배우 최광제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이데일리와 ‘천리마마트’ 종영 인터뷰를 가진 배우 최광제는 그가 연기한 빠야족의 언어 ‘빠야어’를 직접 구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종영 소감을 우선 전했다. 그는 “말도 안되는 사랑을 받은 꿈같던 순간이었다”며 “아직 시청자분들이 주시는 사랑에 어리둥절하고 신기하지만 재미있는 순간 순간을 경험 중”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잘 봤다’ 연락 수없이 받아…빠야어 고민 많았다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DM그룹의 공식 유배지, 재래상권에도 밀리는 저품격 무사태평 천리마마트를 기사회생시키려는 엘리트 점장 문석구(이동휘 분)와 DM그룹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를 말아먹으려는 휴먼 불도저 사장 정복동(김병철 분)이 만들어나가는 사생결단 코믹 뺨타지 드라마다. 조회수 10억뷰를 넘으며 사랑 받은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해 방영 내내 큰 화제성을 낳으며 사랑 받았다. 최광제는 극 중 코리안드림을 안고 부족원들과 함께 한국 땅을 빠야족의 족장 피엘레꾸 역을 맡았다. 빠야족이 간직한 순수함으로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감과 훈훈함 감동을 자아냈다.

피엘레꾸와 그를 따르는 빠야족 부족원들은 방영 전부터 실사화를 두고 가장 관심을 받았던 캐릭터다. 가상의 부족이란 설정에 난해하고 우스꽝스러운 부족 전통 의상, 익숙지 않은 비주얼로 실사화가 가능하겠냐는 걱정과 함께 자칫 인종차별 및 원주민 폄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최광제가 연기한 피엘레꾸와 빠야족들은 그 우려를 깨고 ‘천리마마트’의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로 거듭났다. 극의 전개를 위해 코믹하게 연출된 장면들 외에 억지 웃음을 유발하지 않았고 웹툰의 설정과 전개를 충실히 고증하면서도 원작에서 볼 수 없던 ‘가족애’와 ‘인간미’를 톡톡히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최광제는 “사실 빠야족에 대한 반응은 ‘모 아니면 도’일 것이라는 생각에 연기를 하며 고민이 많았다. 첫 화 때부터 빠른 피드백들을 받아 더 충실히 연기할 수 있었고 부담없이 편히 연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웹툰 캐릭터를 화면에서 생동감 있게 살려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기까지 수없이 고민했다고도 털어놨다. 최광제는 “말투와 행동, 연기 톤 등을 어떻게 조절할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작가님과 감독님, 함께 호흡한 빠야족 배우들과 정말 많은 협의를 거쳤다”며 “빠야족만큼은 가장 이질감이 없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여야 한다는 공통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빠야족 언어를 고안해내고 대사로 전달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라도와 경상도 등 지방에서 구사하는 사투리란 사투리들은 다 가지고 와 빠야족 언어와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했다. ‘빠야어’를 만들어내고자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까지 챙겨봤을 정도”라며 “사람들이 말뜻을 알아들을 수 있으면서 귀여움을 줄 수 있는 말투를 개발하다가 ‘뚜’란 단어를 떠올려냈고 테스트 촬영 때 곧바로 모두에게 ‘오케이’ 사인을 받아 지금의 빠야어가 탄생했다. 모두가 웃음이 터졌다. 사실 일반 한국어 말투에 ‘뚜’를 갖다 붙여 쓴 건데도 촬영 현장을 지나는 인근 주민들이 어느나라 외국인이냐고 물으시더라, 이거다 싶었다”고 말했다.

빠야족의 의상에 관련한 뒷 이야기도 전했다. 최광제는 “도대체 빠야족의 의상을 웹툰의 착장을 어디까지 반영할 것인지 궁금했다. 의상 선정 과정에서도 수없이 협의가 오갔다. 빠야족의 상징인 ‘뿔’의 위치부터 ‘뿔’ 설정을 없앨지 등 세세히 의논했다. 다행히 아래에 위치해 있던 ‘뿔’의 위치를 머리로 옮긴 설정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의상이 여름에 입으면 너무 덥고 겨울에 입으면 너무 추운데 다행히 촬영 시기가 그리 덥지도 춥지도 않은 때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광제는 “대본과 지문에는 ‘빠야어’가 따로 반영돼 있지 않다. 그래서 일반적인 한국어로 극 중 인물의 정서와 대사를 외운 다음 빠야어 말투를 어디에 붙일지 합의하는 이중작업을 거쳐야 했다”고 했다.

“대사를 외우며 가장 ‘현타’(현자타임)가 왔을 때는 11부에서 마트에 찾아든 ‘카트 강도’들을 빠야족들이 붙잡아 벌을 주는 장면에서였어요. 그 때 강도들에게 벌을 주기 전 피엘레꾸가 빠야족의 법 조항을 외는 씬이 있었죠. 정말 어떻게 대사를 쳤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현장에서 곧바로 웃음보가 터져 다행이었죠.”

tvN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에서 빠야족 족장 피엘레꾸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최광제. (사진=tvN)
◇순수· 정의로운 빠야족 보며 대리만족

그는 피엘레꾸를 연기했던 순간을 회상할 때마다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최광제는 “함께 연기한 빠야족 친구들은 누구 하나 모나지 않았고 의견 제시와 존중에 열려 있던 사람들이었다”며 “이런 좋은 사람들을 만난게 정말 큰 행운이라 생각됐다. 각자의 아이디어가 반짝 반짝 빛났고 감독님 역시 우리의 의견을 정말 많이 수용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생각한 빠야족이 사랑받은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광제는 “가슴 안에 순수함을 간직한 열정적인 인물들이다. 사회적 약자와 노인들이 처한 문제, 사회의 불합리함에 먼저 나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졌고, 이들이 목소리를 내며 주는 감동이 있다”며 “어찌보면 당연한 건데 애써 무시하며 우리가 지나쳤던 단면들을 이들이 해 나가는 걸 보며 낯설어하시면서도 위로와 대리만족을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불의를 저지르면 곧바로 자신들의 방식으로 응징하는 ‘법치민족’적인 면모도 매력이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 하는 당연한 논리를 그저 실천했을 뿐인데 우리 사회 현실에선 참 만나보기 어렵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사랑에 실감한 사연도 털어놨다.

“일상에서 피엘레꾸 복장도 뿔도 쓰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알아봐주시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모르는 배우, 피디, 작가님들도 ‘사뚜~’라고 먼저 불러주시며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주시는데 감사하죠. 절 보고 손하트를 날리며 ‘사뚜’라고 응원을 건네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식당에서 고기 서비스도 받았어요. 정말 신기할 뿐이에요.”

드라마 ‘천리마마트’ 만이 가진 매력도 꼽았다. 최광제는 “코미디도 코미디지만 미주 아빠나 피엘레꾸의 아들 찌에(엄태윤 분)가 울면서 아빠를 기다리는 모습, 가족들을 챙기는 장면들을 통해 진한 인간미를 보여줬다”며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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