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에 '벌써' 진로 선택?.."기초 지식 중요한데"

한수연 2019. 12. 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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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공교육 최대 격변을 예고하고 있는 고교 학점제에 대한 연속 보도, 이 제도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과목을 만들어서 마음껏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제 열 여섯이 되는 고등학교 1학년한테 당장 진로를 결정하라는 게 교육적으로 맞는지 또 가능한 건지,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한수연 기잡니다.

◀ 리포트 ▶

교육부가 공개한 고교학점제 UCC 공모전 수상작입니다.

학생: "저는 소믈리에가 될 거예요" 교사: "소믈리에? 그럼 일단 국영수 위주로 준비할까? (와장창)"

와인전문가인 '소믈리에'가 되겠다는 학생에겐 국영수 대신, 와인 수업을 제공하는 게 고교 교육의 올바른 방향으로 제시됩니다.

내 꿈에 맞게 선택한 과목을 듣게 되면 수업에 더 집중하게 되고, 잠자던 아이들이 깨어날거란 기대도 큽니다.

[김도경/충남 당진고 교사] "뒤에서 팔짱을 끼고 한번이라도 성취를 느껴본 적이 없는데, (진로 수업을 들으니) 처음으로 앞에 앉았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덜 잔다고."

일찌감치 진로를 정했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전병철/경기 고색고 2학년] "생명공학연구원이라는 딱 그 하나의 진로만 생각해서…(관련 과목) 해보니까 점점 더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전국 16살 학생 모두가 진로를 정해 과목까지 선택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이현/우리교육연구소 소장] "고교학점제 추진 하신 분한테 묻고 싶어요.그분도 고등학교 1학년, 2학년때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재밌어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를 얼마나 아셨느냐…(그 나이에는) 어떤 지적인 기반들, 교양의 기본들을 갖추게 하는 게 (더 필요하다)"

또, 진로를 정했다가 바꾸는 경우까지 학생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도 학점제가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까지 새로 도입해 선택과목을 늘려야할 만큼 우리 교육이 획일적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제기됩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이수하는 필수 과목 비율은 전체 교과 과정의 52%.

이미 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 핀란드, 독일보다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임광국/<교육비평> 편집실장]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들을 신청해서 학교에서 개설해주고, 가변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나라는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구성 비율이 높은 만큼 수준별 수업을 하기 위해, 독일은 고교 과정부터 진학과 취업이 명확히 구분되는 탓에 자격 취득 개념으로 학점제가 정착됐습니다.

우리는 어떤 이유로 누굴 위해 2025년 고교학점제를 시작한다는 건지, 우려에 대한 해답과 설득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배/영상편집: 신재란)

한수연 기자 (soo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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