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관 내정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장관 내정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이목이 쏠린다.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 때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5일 추 의원을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52일 만이다.

추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지난 2003년 강금실 전 장관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된다.


두 사람은 여성이면서 개혁 성향, 판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띄고 있다. 추 후보자는 1982년 사법연수원 14기로 법조계에 발을 디뎠다. 강 전 장관보다 1년 후배다.

판사 시절 개혁 성향을 보인 점도 같다. 추 후보자는 전두환 정권 당시 '불온서적' 판매 서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각하는 판결을 내리는 등 '소신 판사'로 주목을 받았다. 강 전 장관은 1988년 2차 사법 파동을 계기로 개혁 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했다.

이들은 10여 년간 판사 생활을 하다가 같은 해인 1995년 법복을 벗었다. 그 뒤 추 후보자는 정계로, 강 전 장관은 변호사의 길로 들어섰지만, 두 사람 모두 2003년 참여정부 초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도 다수 달았다. 추 후보자는 여성 판사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여성 의원으로서는 최초로 지역구 의원 5선을 했다. 강 전 장관은 1990년 여성 최초로 형사단독판사가 됐고,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사진=뉴스1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사진=뉴스1

이처럼 공통점이 많지만 처한 상황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전 장관은 후보자 내정 당시부터 40대의 나이에 판사, 변호사 경력 등을 거쳤다는 이유로 반발을 샀다. 임명 직후 당시 검찰 지도부와의 갈등이 이어지는 등 조직 장악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추 후보자는 5선 의원에 당 대표까지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다. '총리급 인사인데 장관으로 내정됐다'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무게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강 전 장관의 경우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국민적 호응을 받으며 검찰개혁 동력이 크게 떨어진 반면,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와 최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서는 진영에 따라 상반된 평가가 나오면서 추 후보자의 역량에 따라 검찰개혁 추진에 큰 장애물이 되진 않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당장 당면한 과제인 '검찰개혁'과 관련해 추 의원이 어떤 식으로 해결 방안을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 전 장관의 경우 취임 초 사상 초유의 대선자금 수사를 거치며 검찰 수사권 독립 토대를 마련하고, 상명하복 규정 삭제 등 검찰 개혁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핵심 과제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현 공수처) 설치에는 실패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비판도 따랐다.

추 의원의 경우 과거 공수처 설치 등과 관련해 "국회가 답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법안 통과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정활동 중 구체적인 검찰개혁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는 점, 청와대와 검찰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개혁 동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추 후보자가 리더십을 갖추고 검찰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추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후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소명 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