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주가에 찬물?… 주가와 연계성 없어
"네이버, 사업성과에 따라 평가가치 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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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
지난 12월2일 기준 네이버의 환산주가는 857만5000원으로 국내 상장 주식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환산주가는 상장 주식의 액면가를 5000원으로 동일하게 맞춰 계산한 1주의 가격으로, 액면가가 서로 다른 회사들의 주식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한다.
액면가가 100원인 네이버의 경우 주가에 50을 곱해 환산주가를 산출한다. 네이버는 올해 6월 말까지만 해도 넷마블과 SK에 뒤져 환산주가가 3위에 그쳤으나 7월 초 1위에 올라선 뒤 점점 더 격차를 넓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1월14일 라인과 야후재팬 통합 추진 소식이 들리자 전 거래일 보다 2만2000원(13.92%) 오른 1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서면서 주가가 17만원대 인근에 안착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혐의로 네이버에 대해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과 맞물리면서 대형 호재에 상승 흐름을 타던 네이버 앞에 공정위가 막아섰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연일 이어지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주식시장에선 공정위가 주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EM) 리밸런싱에 따른 여파일 뿐 공정위 이슈와 주가는 상관이 없다는 분석이 공존한다.
◆잘나가던 네이버, 공정위가 막아설까?
앞서 11월18일 공정위는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사의 쇼핑, 부동산, 동영상 서비스를 주요하게 노출시킨 네이버에게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다음날이 11월19일 공정위 제재 착수 소식이 주식시장에 전해지자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8000원(4.48%) 내린 17만500원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하루에만 21만6862주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네이버에 대한 심사보고서 세 건을 완성해 네이버 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네이버가 쇼핑, 부동산, 동영상 등의 분야에서 유사 사업자들을 상대로 자사의 우월한 지위를 남용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일종의 ‘공소장’이다.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건 공정위가 네이버를 상대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공정위는 향후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전원회의에서 최종 제재안을 확정한다. 또 공정거래법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3%의 과징금 부과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 제재절차 착수가 네이버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동안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이 MSCI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이지 공정위 제재절차 착수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11월15일부터 같은달 26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들 89만713주를 팔아치웠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수의 0.5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후 외국인들은 MSCI 리밸런싱이 끝난 직후인 11월27일 매수세로 전환했다.
한 증권사 IT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공정위 제재절차 소식이 들린 11월19일 주식시장에서) 네이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MSCI 리밸런싱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면서 “공정위 제재 착수와 주가의 연계성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주가, 계속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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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
최근 증권가에선 ‘라인’과 일본 포털업체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ZHD)'의 통합과 관련해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가 이번 경영 통합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배경에서다.
네이버는 11월18일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 통합 합의를 정식 발표하며 연내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2020년 10월까지 라인과 야후재팬(Z홀딩스)의 경영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야후재팬은 일본의 대표적인 검색포털 사업자이자 간편결제(PayPay) 가입자 기준 1위 사업자이다. 커머스 부문도 업계 3위이다. 반면 라인은 월 8000만명 이상 월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일본 최고의 메신저 플랫폼이다.
두 회사의 단순 결합으로 경제적 가치는 31조원(합산 기업가치)에 이른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경영 통합으로 1억5000만명의 사용자 기반을 갖춘 일본 최대 온라인 플랫폼이 탄생할 전망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내년 전자상거래 점유율 상승, 웹툰의 유럽 시장 진출,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상품 판매 본격화, 일본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 사업 구체화 등 국내외에서 성장 모멘텀이 기대된다”면서 “네이버의 ‘큰 그림’이 완성되려면 최소 2~3년이 필요하며 앞으로 사업 성과에 따라 밸류에이션(평가 가치)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영 통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합병은 복잡한 절차와 승인과정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는 시너지까지 생각하면 단기적인 관점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