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4+1회의서 예산안 논의하면 저부터 몸으로 막겠다"
[경향신문] 바른미래당 탈당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의 유승민 의원은 5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회의에서 각 당이 예산 증액 민원을 받아서 예산안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것은 국회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범죄행위”라며 “이런 짓을 하면 변혁 의원들은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저부터 회의 장소에 가서 몸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행동 회의에서 이같이 말한 뒤 “4+1 회의에서 정치적 대화를 넘어서 법안이나 예산 관련 증액을 하는 뒷거래가 현실이 된다면 거기에 찬성할 수 없는 나머지 국회의원들이 결코 가만히 있어선 안 되는 문제”라 강조했다. 유 의원이 사실상 자유한국당에 ‘4+1 저지 연대’에 나서자고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려 하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은 두 번째 ‘보수 연대’ 제안 발언이다.
변혁은 민주당이 한국당을 빼고 추진하는 4+1 공조가 “국회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며 총력전에 나섰다. 변혁 대표를 맡은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민주당이 4+1 협의체라는 국회법상 근거도 권한도 실체도 없는 기구를 만들어 멋대로 예산안을 심사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일”이라며 “예산안은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해 심사기한을 연장하고 수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원내정책회의에서 전날 4+1 회동에 참여한 채이배 당 정책위원회 의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하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저에게 징계 권한은 없지만, 이후에 4+1 회의에 가담하면 원내 활동을 제약하는 방안을 추후에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바른미래당 내분으로 국회가 패스트트랙 개혁 연대(4+1)와 보수 야권 연대(한국당+변혁)로 재편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4+1 협상에 적극 응하며 예산안과 선거제 개편·검찰개혁을 추진하는 반면, 변혁은 ‘보수 야당 패싱’에 반발하며 교섭단체 3당 합의를 강조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분당은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승민 의원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오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박탈을 선언하고,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를 사실상 결정한 데 대해 “국회와 정당의 민주적인 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하며 날을 세웠다. 보수 통합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제가 제시한 보수 재건의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을 지킬 의지가 있다는 생각이 아직 전혀 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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