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외교부장 방한 날 '한국에 美 중거리 미사일 배치 반대' 견제구

관영매체 “배치 시 한·중 관계망치고 한국에 견딜 수 없는 결과 가져올 것” 경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이틀 일정으로 방한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또다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한국 배치 가능성에 견제구를 던졌다.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한·중 관계를 망칠 뿐만 아니라 한국에 견딜 수 없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영자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와 리자청(李家成) 랴오닝대 변혁국가경제정치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이 이번 왕 위원 방한에 대한 논평을 게재, 이같이 주장했다. 청 교수는 “한·중 관계가 과도기에 있다”며 “얼음은 녹고 있지만 봄은 오지 않았다”고 규정했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양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양국이 사드 배치에 따른 문제를 푸는 게 긴급한 과제인 동시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와 같은 새로운 이슈로 방해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분담금 갈등 문제에서 타협을 이루지 못한다면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에서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청 교수는 “한국이 이에 동의한다면, 한·중 관계는 완전히 파국을 맞고 한국에 견딜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한국이 사드 문제로 많은 것을 겪었기 때문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허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리자청 전임연구원 또한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게 된다면 중국이 더욱 강력한 보복 조치를 취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한국은 양국에 찾아온 해빙기를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와 비교해 중거리 미사일은 공격용이어서 중국의 전략적 안보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리 연구원은 또 “이번 왕이 부장의 방한은 한·일 갈등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뤄져 중국은 한·중·일 공조를 위태롭게 하는 양국 갈등을 막기 위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에 모험적인 조처를 해 새로운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며 “한·중은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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