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하원, 트럼프 탄핵보고서 공개 ‘권력남용’ 강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4 10:36

수정 2019.12.04 10:36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300쪽짜리 대통령 탄핵조사 보고서.로이터뉴스1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300쪽짜리 대통령 탄핵조사 보고서.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을 진행 중인 미 하원이 지난 2개월여 간의 청문회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원을 주도하는 민주당은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청문회를 주간했던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탄핵조사 보고서를 공개한 뒤 "우리의 보고서 배포로 미국 국민들은 대중의 신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배신과 관련해 상세한 증거를 스스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으로 요약된다. 정보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획책은 자신의 대통령 재선 캠페인을 돕기 위한 두 개의 정치적인 수사에 득이 되도록 미국의 우크라이나 외교정책을 전복하고 미 국가안보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보고서에 나온 두 개의 정치적인 수사는 탄핵 절차에 불을 붙였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의미한다.
문제의 사건은 내년 대선에서 유력한 민주당 후보로 떠오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의 아들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검찰의 부패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전화 통화에서 해당 의혹을 수사하라고 우크라이나 정상을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탄핵조사에 참가한 조사위원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군사원조를 빌미로 대가성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정보위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료들이 외국 정부가 재선을 돕도록 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권한을 이용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헌법 제정자들은 나라의 이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대통령에 대한 조치를 정해 뒀다. 탄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측의 탄핵조사 방해 행위도 보고서에 기록됐다. 정보위 조사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으로부터 자신의 행위를 숨기고 하원의 탄핵조사를 방해하고 좌절시키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 권력을 이용하고 행정부 전반에 대한 자신의 권한을 행사했다"고 했다. 위원들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리처드 페리 에너지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획책을 인지했고, 일부 사례에선 이를 발전시키거나 가능하도록 도왔으며, 의회와 미국 대중들에겐 관련 정보를 주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캐럴린 멀로니 개혁감독위원장 대행,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은 "대통령의 행동은 미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고 차기 선거의 온전성을 약화시켰으며 취임선서를 위반했다"며 "또한 견제와 균형, 삼권분립, 법치주의라는 우리 헌법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핵심에 도전했다"고 비판했다.

하원 정보위는 이날 저녁 해당 보고서를 표결해 법사위원회로 보낼 방침이다.
법사위는 보고서를 토대로 추가 청문회를 열고 탄핵조항을 만들게 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