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연패 끊은 김학민의 마음고생, 감독·팬 향한 눈물
12연패. 개막 후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로 거의 두 달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대한항공이라는 리그 명문에서 대부분의 커리어를 쌓은 베테랑 레프트 김학민(36·KB손해보험)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2006~2007시즌 신인왕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의 간판스타로 걸어왔던 김학민은 지난 오프시즌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정지석, 곽승석이라는 걸출한 후배들의 성장에 자리를 내준 김학민은 대한항공을 떠나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적을 택했다. 그런데 KB손해보험에 오자마자, 팀이 12연패에 빠지며 부담감은 더 커졌다.
KB손해보험은 지난 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승리, 지난 10월15일 시즌 첫 경기인 한국전력전 이후로 49일 만에 2승(12패·승점 11)째을 거뒀다. 김학민이 공격의 선봉에 섰다. 김학민은 62.5%의 성공률로 양 팀 통틀어 최고인 22점을 올리며 길었던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고공 강타로 해결하며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다.
권순찬 감독은 경기 뒤 연패 기간 선수들이 보여준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김학민에게는 특별히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김학민도 이런 연패는 처음 경험했을 것 같다. 어쩌면 주장으로 나보다 더 힘들었을 선수”라면서 “김학민이 (지난달 30일)삼성화재전부터 자신이 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 나도 (연패 기간에)김학민을 경기에 넣고, 빼는 데 있어 미안한 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취재진과 마주한 김학민은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김학민은 “저도 새 팀에 와서 계속 지다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될까 했는데 안되니까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그간 마음고생을 떠올렸다.
그 역시 권 감독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감독님이 가장 힘드셨을 것이다. 그런데 선수들 부담을 덜어주시려고 노력을 많이 하셨다. 그러니까 베테랑들은 어린 선수들에게 ‘감독님이 배려하시는 만큼 잘해보자’고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담담하게 말을 이어가던 김학민은 연패 탈출 뒤 라커룸 이야기가 나오자 울먹였다. 김학민은 “감독님이 사의를 표명하신 것을 기사로 접했다. 우리도 당황했고,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감독님은 경기가 끝나고서 ‘내가 너무 책임감이 없었다’며 울컥하셨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마음을 가다듬은 김학민은 연패 중에도 한결같이 응원해준 홈팬들에게 “‘할 수 있다, KB’라는 응원 메모와 영상을 보면 선수들 가슴이 뭉클해진다. 경기장이나 라커룸에도 응원 문구가 걸려 있었고,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2연패를 끊은 KB손해보험은 이제 최하위 탈출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권 감독은 “오늘 경기로 선수들이 ‘우리도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작전도 더 잘 받아들이고 움직임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학민은 “우리 선수들끼리는 ‘어떻게든 버티자’고 했다. 열심히 하면서 오늘을 참고 기다렸다. 고비를 넘기는 힘이 생기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하며 도약을 다짐했다.
의정부|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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