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3일 민정비서관실 감찰반원으로 근무했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A수사관의 빈소를 찾았다.
백 부원장은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A수사관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유가족을 위로했다. 빈소를 지키던 유족은 백 부원장을 끌어안고 큰 소리로 통곡하며 눈물을 쏟았다. 백 부원장은 “(A수사관 등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위 관련 첩보 작성을 지시한 적이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도 빈소를 찾았다. 김 수석은 “(A수사관은) 대단히 성실하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 공무원이었다”며 “유족들께서 ‘고인의 명예가 회복됐으면 좋겠고 (전날 검찰이 압수수색했던) 유품을 빨리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A수사관이 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아 압박을 느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압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날 통상 주재하던 오전 대검 간부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번 주 예정된 오찬과 만찬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윤 총장은 전날 찾았던 빈소에서 거듭 안타까움을 표하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 함께한 대검 간부는 “윤 총장이 주변 이들에게 ‘A수사관 가족을 잘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2009년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재직 당시 A수사관을 직접 발탁한 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내가 아꼈던 수사관’이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선 A수사관의 죽음을 두고 검찰의 별건수사·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검찰 내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한 검찰 인사는 “A씨 집안에 검찰 수사관이 또 있는데, 실제 별건수사가 있었다면 가족들부터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A수사관 시신이 발견된 사무실 소유주도 들렀다. 그는 A수사관 유족에게 고인의 구두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 그는 “갈 때 발 따뜻하게 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백 부원장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결정한 이른바 3인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규영 박상은 조민아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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