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잔혹행위, '전쟁범죄' 군인 싸고 돈 트럼프…징계한 장성 '경질'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경질한 리처드 스펜서 미국 해군 장관.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경질한 리처드 스펜서 미국 해군 장관. |AP연합뉴스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돼 처벌받은 미 해군특전단(네이비실) 대원의 징계를 해제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맞섰던 미국 해군 장관이 결국 경질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에게 경질을 통보했다면서 후임에 케네스 브레이드웨이트 주노르웨이 대사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이비실 대원 에드워드 갤러거의 재판을 다루는 해군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서 “그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지만, 모든 주요 혐의는 모두 무죄로 입증됐다. 그리고 나는 에드워드의 계급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찬가지로 이전 정부의 계약 절차로부터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 초과도 만족스럽게 해결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스펜서 해군 장관은 에스퍼 국장 방관에 의해 직무가 종료됐다”면서 “그의 복부와 헌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에 관해선 “에디는 삼지창핀(네이비실의 상징)을 포함해 그가 얻은 모든 영예와 함께 평온하게 퇴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 제독이자 주노르웨이 대사인 브레이드웨이트가 해군 장관으로 지명될 것”이라면서 “지금껏 굉장한 업적과 성공을 거둔 그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논란을 촉발시킨 갤러거는 이라크 파병 당시 민간인을 총으로 쏘고, 10대 이슬람국가(IS) 비무장 전사를 사냥용 칼로 살해한 다음 시신 옆에서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가 드러나 지난해 군 검찰에 체포돼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갤러거는 무죄”라며 적극 옹호했다. 보수층을 의식한 행동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직권으로 사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갤러거는 전쟁 범죄 혐의는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시신과 함께 셀카를 찍는 행위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계급이 중사에서 하사로 강등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해군에 갤러거를 중사로 복원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해군은 재판과 별개로 그의 징계 여부를 심사하겠다면서 맞섰다. 그를 해군에서 축출하려는 의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위터에 “해군은 전사이자 네이비실인 갤러거의 ‘삼지창핀’을 빼앗지 못할 것”이라고 올렸다. 그의 징계 시도를 멈추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스펜서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글이 ‘공식 명령’은 아니라고 간주한다면서 징계를 강행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스펜서 장관이 징계 절차가 중단될 경우 자신과 콜린 그린 네이비실 사령관이 사임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스펜서 장관은 이 보도를 부인했지만 결국 경질을 피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글에 앞서 에스퍼 장관은 성명을 내고 “스펜서 해군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달 동안 관심을 보여온 갤러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신뢰를 상실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스펜서 장관은 공식 라인을 거치지 않고 백악관에 ‘갤러거 원사가 네이비실의 현재 계급을 유지한 채 퇴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고 제안했다”면서 “국방부의 고위 관료로서 신뢰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거치지 않고 백악관과 ‘딜’을 시도한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해병대 출신으로 월스트리트에서 15년 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스펜서 장관은 2017년 임명됐다. 그는 사퇴 서한에서 “해군 장관으로서 나의 가장 중요한 의무 중 하나는 내 휘하의 사람들이 전 계급에 걸쳐 질서정연함과 규율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라면서 “불행히도 질서정연함과 규율의 핵심 원칙에 관해 나를 임명한 최고 지휘관과 나는 더이상 같은 이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갤러거의 전쟁 범죄 행위를 감싸고 도는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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