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사오정] 엿새째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나경원에게 "미안하다"
임현동 2019. 11. 25. 13:55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분수대 광장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폐기를 촉구하며 엿새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앞에 도착하자마자 황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이 출입구를 열어주자 구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좁은 천막 안으로 들어가 누워서 있는 황 대표를 만났다.
나 원내대표는 마스크를 쓰고 누워있는 황 대표에게 “괜찮으시냐”며 안부를 물었다. 황 대표는 “일어나서 대화해야 하는데 (기력이 없어) 앉을 수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약 3~4분간 황 대표와 국회 현안에 대해 대화를 마친 나 원내대표는 천막에서 나와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향했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단식 엿새째”라며 “간밤 성난 비바람이 차가운 어둠을 두드린다. 잎은 떨어뜨려도 나무 둥지를 꺾을 수는 없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더욱 또렷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 자유와 민주와 정의가 비로소 살아 숨 쉴 미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을 향해 "밥그릇 욕심 내려놓아라. 억지로 먹으면 탈 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은 그대로 두고, 계속 협상을 하자고 한다. 공갈·협박에 이은 '공갈 협상'이다. 승부조작 심판이 버젓이 있는데 어떻게 경기를 하느냐"며 "패스트트랙만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협상다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열린 마음으로 법안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협상 요청을 단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다"라면서 "황 대표는 민주당이 요청하는 예산안과 법안 처리에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청와대 앞으로 이동해 단식 농성 중인 황 대표를 찾아갔다. 황 대표를 만난 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대화를 하자고 했다. 나와 협상을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무슨 대답을 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황 대표의 목소리가 작아서 들리지 않았다. 기력이 빠져서 거의 말씀을 못 했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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