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26)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여자 골프 사상 최고 우승 상금인 150만달러(약 17억6000만원)의 주인공이 된 김세영은 LPGA 개인 통산 10승도 채웠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올 시즌 전관왕을 달성했다.

김세영이 25일(한국시간) 올 시즌 LPGA 투어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세영은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두 타를 줄였다. 나흘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찰리 헐(잉글랜드·17언더파 271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5월 메디힐 챔피언십, 6월 마라톤 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3승째를 기록한 김세영은 데뷔 5년 만에 10승을 채웠다. 한국 선수로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에 이어 김세영이 네 번째다.
여자 골프 사상 역대 최고 우승 상금인 150만달러를 차지한 김세영은 방송 인터뷰에서 “상금도 중요하지만 올 초 목표로 삼았던 시즌 3승을 한 것이 더욱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넬리 코르다(미국)에 한 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세영은 이날 막판까지 줄곧 한두 타 차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앞으로 치고 나가지는 못했다. 마지막 조에서 함께 경기한 코르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틈에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먼저 대니엘 강(미국)이 이날만 7타를 줄여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경기를 마치고 김세영이 실수하기를 기다렸다. 더 무서운 선수는 찰리 헐이었다. 김세영의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한 헐은 마지막 3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17언더파로 김세영의 17번 홀까지 스코어와 동타를 이룬 채 경기를 마쳤다.
김세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버디 퍼트 거리는 8m 가까이 됐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이 때 ‘빨간바지의 마법’이 일어났다. 김세영이 친 퍼트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며 그림처럼 홀로 빨려들어갔다. 김세영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김세영이 우승하면서 고진영의 전관왕도 확정됐다. 김세영이 우승할 경우 23위 이상 성적을 거두면 상금왕에 오를 수 있었던 고진영은 이번 대회를 11언더파 277타 공동 11위로 마쳐 상금왕을 지켜냈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2개,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만약 코르다가 우승했다면 고진영은 상금왕을 놓쳐야 했다.
이로써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올해의 선수, 상금왕, 평균 타수 1위를 차지한 LPGA 사상 4번째 선수가 됐다. 이 기록을 가진 선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2007~2008년), 쩡야니(대만·2011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2018년) 등 3명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