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도 독일처럼 축구로 하나되는 꿈 꿔".. 獨 대십자공로훈장 차범근 前 감독

김배중 기자 2019. 11.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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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서 호흡 좀 가다듬겠습니다."

22일 서울 성북구 독일대사관저에서 슈테판 아워 주한 독일대사로부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공화국 대통령이 수여한 대십자공로훈장을 가슴에 단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6)은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감격에 찬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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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로 韓獨 우호증진에 기여, 외국 민간인 대상 최고훈장 받아
車 "우리 민족 축구 DNA 뛰어나.. 독일 친구들 내 꿈 위해 도와줄것"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오른쪽)이 22일 서울 성북구 주한 독일대사관저에서 슈테판 아워 주한 독일대사로부터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은 뒤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가슴이 벅차서 호흡 좀 가다듬겠습니다.”

22일 서울 성북구 독일대사관저에서 슈테판 아워 주한 독일대사로부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공화국 대통령이 수여한 대십자공로훈장을 가슴에 단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66)은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감격에 찬 표정을 지었다. 약 5초간 숨을 고른 뒤에야 차 전 감독은 “감사하다. 이렇게 훈장을 받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십자공로훈장은 외국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독일 최고의 훈장으로 정치, 경제, 사회, 자선 등에서 독일을 위해 공로를 세운 사람에게 수여된다. 한국인 중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2005년),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2013년) 등이 받았다. 아워 대사는 “차 전 감독은 한국의 스포츠 인사 가운데 한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를 위해 가장 힘을 쓴 분이다. 독일은 차 전 감독을 한국과의 ‘중재자’로 인식하고 있다. 독일 국빈이 한국을 방문할 때는 꼭 동석을 요청한다”며 훈장 수여의 의미를 밝혔다.

한국인 최초로 1980년대 당시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차 전 감독은 1978년 SV다름슈타트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 레버쿠젠 등을 거치며 1989년 현역 은퇴까지 리그에서만 98골(308경기)을 넣었다.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까지 합치면 372경기에서 12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27·토트넘)이 최근 이를 넘어설 때까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 중 최다 골이었다. 아워 대사는 “차 전 감독은 자신의 이름에 슛이 골문을 때리는 파괴력을 덧붙인 ‘차붐’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했다”고 회상했다.

차 전 감독은 소감을 밝히던 중 북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독일은 우리처럼 분단을 경험했는데 극복하고 번영을 이뤘다. 동독 출신 미하엘 발라크(43)가 독일 대표팀 주장을 맡았는데 아무도 이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 축구로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축구로 하나가 될 때다. 우리 민족은 축구 DNA가 뛰어나다. 나의 꿈을 이룰 때 절반 고향이기도 한 독일의 친구들이 함께 도와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훈장 수여 행사에는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차 전 감독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감독으로 팀을 이끌던 당시 첫 골을 넣은 하석주 아주대 감독 등 1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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