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밖으로 이동한 나영석PD와 시청자의 숨막히는 밀당[TV와치]

[뉴스엔 이민지 기자]

나영석PD와 시청자들의 진땀 나는 밀땅이 프로그램과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나영석PD 사단이 운영하는 '채널 십오야'의 구독자를 둔 긴장감 넘치는 밀땅이다.

나영석PD는 지난 9월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첫방송 기념 라이브 방송에서 '채널 십오야' 구독자가 100만명이 돌파하면 '아이슬란드 간 세끼' 콤비 이수근, 은지원을 달나라로 보내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나영석PD는 "구독자가 100만명이 되면 돈을 엄청 번다고 하더라"며 호기롭게 말했다.

나영석PD가 공약을 내건 후 '채널 십오야' 구독자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두달여만에 100만명을 돌파해버린 것. 운영진은 "현재 제작진은 공약에 대한 실천 방법을 다각도로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여러분께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구독자 100만을 이룰 수 있게 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나영석PD의 호소 영상이 반전을 안겼다. 나영석PD는 11월 20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 "작은 캠페인을 시작하려 한다. '사랑한다면 취소하세요'다"라며 채널 구독 취소를 부탁했다. 그는 달나라에 가는데 1인당 4천억이 든다며 "돈을 빌리는 방법도 알아봤는데 tvN 담보를 잡혀도 못 빌린다고 한다"고 밝혔다.

20여분의 방송 내내 나영석PD는 "혹시라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작은 사랑이 있다면 이 캠페인에 동참해보시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사랑한다면 취소하세요' 캠페인에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이틀간 계속 취소해 달라"며 '신서유기' 멤버들과 제작진 모두 구독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국고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까지 부여했다.

이를 통해 나영석PD와 시청자들의 숨막히는 밀당이 본격화 됐다. 나영석PD의 호소에 "너무 안타까워서 구독을 취소한다"는 글과 함께 구독을 취소하는 네티즌들이 급증했다. 100만명을 넘어섰던 구독자수는 90만명대까지 하락한 것. 문제는 구독자가 다시 오르더니 100만명을 돌파한 것.

이는 창작자와 소비자의 쌍방 소통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나영석PD를 스타PD로 만든 KBS 2TV '1박2일'의 경우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브라운관 속의 인물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소비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프로그램이었다. tvN으로 옮긴 후 그가 선보인 '삼시세끼' 시리즈, '꽃보다 시리즈', '알쓸신잡' 등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형태이다.

그런데 유튜브를 비롯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자 소통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채널 십오야'를 통해 과감한 편집으로 시청자들과 밀당하던 나영석PD는 급기야 시청자들의 밀당에 진땀을 빼게 됐다. 나영석PD의 호소에 구독을 취소하던 시청자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는 듯 구독하는 시청자들도 생겨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은 일방적으로 TV 속 콘텐츠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의 제작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신서유기 외전: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 마지막회가 끝나는 11월 22일 오후 11시, 나영석PD와 시청자들의 밀당, 그 결과가 공개된다. tvN을 담보 잡혀도 달나라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호소하며 입수, 그랜절, 남극, 사인회, 팬미팅, 삭발 등 온갖 새로운 공약들을 언급한 나영석PD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사진=유튜브 채널 십오야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