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성신여대 총장 "나경원 딸 권력형 입시비리" 주장

이정은 입력 2019. 11. 18. 14:05 수정 2019. 11. 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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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전 총장, 라디오 인터뷰… 나경원 원내대표 딸 입학 부정입학 논란 언급

“총장 재임 당시 각종 제보 쏟아져 부득이하게 내부 조사”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두고 성신여대 전 총장이 “권력형 입시비리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성 전 성신여대 총장은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 딸의 입시 특혜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 권력형 입시비리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의혹으로 내부 감사가 진행되니 요 건(나 원내대표 딸의 입시 특혜 의혹)도 같이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2017년 6월 심화진 당시 총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10월 제10대 성신여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김 전 총장은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2018년 6월까지 총장으로서 과도기 관리 역할을 맡았다. 그는 심 전 총장의 과거 비리 및 행정 전횡 의혹에 대한 내부감사도 진행했다.

김 전 총장은 나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논란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관련 의혹 중 하나인 2011년 6월 성신여대의 입시요강이 변경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김 전 총장은 당시 “(입시요강 변경) 기간(2011년 6월 1일)도 넘겼는데 입학 전형, 그것도 장애인 전형을 만들어 (6월) 14일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공문을 보냈는데, 교육부에서는 15일 장애인 전형, 특히 예체능 쪽 장애인 재능을 발굴하라는 공문이 왔다”며 선후관계가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성신여대에 특별강의를 하러 왔던 점을 언급했다. 김 전 총장은 “당시 나경원 의원이 5월 중순쯤 성신여대 특강을 나왔다. 당시 입학팀장 얘기로는 엘리베이터에서 나 의원이 성신여대같이 큰 대학에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이 없느냐고 얘기했고, 옆에 있던 심화진 총장이 ‘그러면 검토를 해봐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며 “입학팀장은 이에 ‘당시에는 엘리베이터에서 얘기했기 때문에 흘러가는 말로 들었고, 업무지시라고 안 봤다’고 했지만, 결과는 기간을 넘겨 전형을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성신여대의 장애인 전형 모집 요강이 도입된 첫 해 나 원내대표의 딸은 해당 전형으로 실용음악학과에 응시해 합격했다.

나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의혹은 지난 2016년 3월 뉴스타파가 나 원내대표 딸이 성신여대에 부정 입학했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해당 보도를 한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성신여대 측은 입시요강 변경이 교육부에서 장애인 전형을 독려하는 공문을 받아서라고 해명하기도 했는데, 김 전 총장의 언급은 이에 대한 것이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 원내대표의 자녀 부정 입학 의혹을 제기하며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부정과 패턴이 유사하다”고 한 주장에 대해서도 김 전 총장은 “당시 (정유라 입시비리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걸 보면서 왜 성신여대는 수사를 안 하나 생각했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이게 특별전형이고,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점도 비슷하고, 입학 후에 특별 배려를 해서 성적을 이렇게 향상해주고, 성적을 주고 이런 점도 비슷하고, 관련자들이 나중에 특혜 같은 걸 받았다는 점도 있고, 여대라는 점도 같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의 딸에게 면접위원들이 최고점을 줬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데, 이 위원 중에서 교수가 아닌 사람이 포함됐었냐”는 진행자 질문에 김 전 총장은 “네, 직원이 한 명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그때 행정 부처장인가 맡고 있었던, 심화진 전 총장과 특별한 관계가 있고 심복이라고 알려졌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장은 또 검찰 수사를 두고 “현재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을 철저히 수사하는 새로운 검찰로 거듭나지 않았나. 그래서 야당 원내대표라고 봐주리라곤 생각이 안 든다”며 “철저히 수사하리라 기대하고 있고, 4년 동안 좋지 않은 일로 성신여대가 언급되니 성신여대 구성원들은 마음이 좋지 않다”며 “빨리 매듭을 맺고 더는 이런 얘기가 안 나왔으면 하는 것이 저희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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