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남, 꿈은 또 이루어진다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19. 11. 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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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남 인터뷰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에릭남의 두 번째 꿈이 이뤄졌다. 가수가 되어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첫 번째 꿈에 이어 해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그의 두 번째 꿈이 영어 앨범으로 결실을 맺었다.

에릭남은 14일, 첫 영어 앨범 '비포 위 비긴(Before We Begin)'을 전 세계에 동시 공개했다.

이번 앨범은 '영어 앨범'이라는 독특한 수식을 지닌다. 에릭남은 "'많은 분들이 왜 영어 앨범을 내지?'라 하시는데 팬들이나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주신 분들은 영어 앨범이 저의 목표이자 꿈인 걸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왜 지금이어야 했는지'도 설명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급격히 성장한 해외에서의 K팝의 위상을 이유로 들었다. 에릭남은 "K팝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엄청난 것 같다. 제가 외국에서 행사나 공연을 하다 보니까 K팝이 진짜 핫한 주제라는 게 느껴진다. 지금 시기가 되게 좋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에릭남 인터뷰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K팝의 달라진 영향력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에릭남은 "몇 년 전만 해도 K팝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K팝을 들으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근데 지난 2년 동안은 방탄소년단 같은 다양한 그룹들이 이름을 알리면서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남성들을 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남자들이 화장하고 염색하고 꾸미는 걸 외국에서는 다르게 보는데 K팝이 커지니까 이젠 미국에서도 남자들이 본인 관리를 한다. 문화를 계속 바꾸는 것 같다"며 자신도 K팝을 하는 가수로서 K팝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지금 당장은 방탄소년단 같은 팀들이 제일 유명하지만 저는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매체들과 대화를 하면서 K팝에도 장르가 다양하고 가수들도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힙합, R&B 등 다양한 분들이 많은데 아직 그분들을 모르고 있다는 것도 아쉽고요. 제가 이번 앨범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K팝'을 알리는데 '영어'를 내세웠어야 했냐는 의문이 들긴 했다. K팝 가수인지, 팝 가수인지 정체성에 대한 일말의 의아함도 일었다. 에릭남 역시 '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 K팝을 시작했기 때문에 'K팝'이라는 브랜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식어라고 강조했다.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출신이라 '위탄' 에릭남이라 불리는 것처럼 저에게 K팝은 뗄 수 없는 브랜드 같다"며 에릭남은 "제가 아무리 영어로 앨범을 내고 미국에서 활동한다 해도 제 시작점은 한국이다. 계속 좋은 노래를 내면서 K팝이 단체로 군무를 추는 한 가지 이미지가 아닌 에릭남의 색깔도 포함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제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에릭남 인터뷰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릭남은 자신의 팝을 '에릭남만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음악'이라 정의했다. 그는 "'왜 에릭남 음악을 들어야 돼요?' 질문을 많이 들었다. 제가 자신 있어 하는 건 제 목소리 색깔이었다. 흔한 톤은 아닌 것 같다. 또 제가 전달할 수 있는 느낌도 흔하지 않은 것 같다. 많이들 '목소리 진짜 좋다'고 하신다. 외국에서도 그런 칭찬을 받았다. 그게 저만의 무기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야 열심히 만들 수 있고 당당하게 발표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수줍게 자랑을 늘어놨다.

이번 앨범은 '에릭남의 글로벌 진출'이 아닌, '비포 위 비긴'이라는 타이틀처럼 해외 진출이 어떨지 테스트하는 '맛보기' 격의 성격이 강하다. 실험성이 강해 일부러 수록곡 역시 다양한 장르로 채웠다.

에릭남은 "사람들이 어떤 노래에 반응하고 좋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에 실험해보고 좋아해주시는 노래로 색깔을 더 진하게 해 정식으로 데뷔하려고 한다. 이번은 그 기회를 만들려고 하는 앨범"이라면서 "외국에서는 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듣게 만들지가 제일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에릭남 인터뷰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나름 자신은 있다. 스스로 자부하는 최고의 프로듀서들과 손을 잡은 데다 그간 한국어 앨범을 만들면서 느꼈던 '남의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을 일정 부분 해소했기 때문이다.

에릭남은 "그 전에는 한국 시장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곡을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발음이나 가사 전달이 완벽할 수 없으니까. 노래를 작업하면 '너무 미국식이다' '너무 버터다' 그런 지적을 많이 받았다. 이번엔 원하는 대로, 끌리는 대로 했다.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노래를 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프로듀서들, 작곡가들 다 만나봤는데 만나면 다 똑같이 '에릭남 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시는 거예요. 방송 이미지도 있고, 호텔 아저씨 이미지도 있어서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결국엔 노래가 안 나와요. 나와도 '착한 남자'만 계속 나와요."

에릭남은 대중이 에릭남에게 기대하는 색깔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지금 하고 싶은 감정대로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내가 내 목소리를 제일 잘 아니까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그 안에서 행복을 찾자'고 생각을 바꿨다"는 그다.

"에릭남이 스펙트럼이 넓은 가수라는 게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투어나 공연들에도 많이 와주셔서 '에릭남은 라이브를 잘하고 재밌게 한다' 그렇게 생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에릭남 인터뷰 / 사진=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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