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청문회 핵심 외교관 "비방전에 무참히 희생됐다"

전수진 2019. 11. 16.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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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가 15일(현지시간) 미 하원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가 15일(현지시간) 공개 청문회 증언대에 섰다. 하원이 지난 13일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한 공개 청문회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5월 급작스럽게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던 4월21일 직후 시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지역 전문가인 그의 경질은 외교가에서 의혹을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경질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미국을 위해 외교관으로 봉직했던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문을 연 뒤 “그러나 현재 국무부의 지도부는 위기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비공식 채널을 통한 비방전의 희생자가 됐다”며 “우크라이나의 일부 부패한 인사들은 그들과 손을 잡을 미국인들을 찾았고, (나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을 두고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devastated)”고 말했다. 줄리아니가 자신을 표적으로 삼은 것과 관련, 요바노비치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에서 대사로 재직할 당시 줄리아니 변호사와의 접촉은 최소한만 했었다”며 “그가 나를 왜 공격했는지 그 동기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바노비치 전 대사가 출석한 공개청문회가 시작하자 트위터에 “요바노비치가 지금까지 (외교관으로) 갔던 곳을 보라”며 “소말리아 등 모든 곳의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13일 첫 공개 청문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단 1분도 청문회를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번엔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청문회를 주관한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이 입장을 묻자 요바노비치는 “대사 한 명 때문에 (국가의)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시프 위원장은 “요바노비치는 일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부패에 매우 엄격한 자세를 취했고, 그런 그의 원칙은 그를 (부패한 이들의) 적으로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려은 그가 사라지길 원했다”며 요바노비치를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 탄핵을 촉발한 통화 당사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AFP=연합뉴스]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옹호도 계속됐다. 공화당 소속 정보위 간사인 데빈 누네스 의원은 이날 청문회 개시에 맞춰 백악관이 공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통화 녹취록 일부 내용을 낭독하며 “외압과 대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13일에 진행된 첫 공개 청문회에선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ㆍ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외교보다 자신의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진술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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