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트럼프,北에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 지시"

오애리 2019. 11. 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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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미치광이(madman theory)' 전략을 사용했다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저서에서 밝혔다.

미국의소리(VOA),워싱턴이그재미너 등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유엔주재 대사로서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 '외람된 말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북한 문제에 16쪽을 할애해 자세히 다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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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 연설 전 '로켓맨' 표현 의견 물어"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동참 이끌어내기 위해 '역지사지' 전략 써"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 '미치광이(madman theory)' 전략을 사용했다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저서에서 밝혔다. 또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채택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에 ‘역지사지(Put yourself in your adversary’s shoes)’ 전략을 취했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워싱턴이그재미너 등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유엔주재 대사로서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 '외람된 말이지만(With all due respect)'에서 북한 문제에 16쪽을 할애해 자세히 다루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미치광이 이론이란 상대방으로 자신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불안과 공포심을 느끼게 해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전략을 가르키는 것으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무역전쟁 등 중요이슈에 대한 오락가락 발언과 행보에 대해 언론들이 '미치광이 이론'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관료였던 인물이 이를 사실로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해 12월 사퇴 전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대사로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선 "진실하게 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트럼프)의 예측불가성과 우리 카드를 보여주지 않기도 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이 수사(레토릭)를 높이면 나는 다른 대사들에게 가서 '대통령이 상당히 화가 났다. 그가 무슨 일을 나도 장담 못한다. 하지만 우리가 제재를 채택하면 진정할 것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8월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북한은 세계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고 경고했다. 같은 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조롱하면서 "동맹국들은 지키기 위해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켓맨은 자기 자신과 체제를 위한 자살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회고록에서 대통령이 당시 연설을 며칠 앞두고 자신에게 "유엔 총회에서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내가 (유엔 총회가)교회 같을 거라고 말한 걸 기억하는가?"라며 "(참가자들은)매우 진중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평소 듣던 표현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엔 본인이 원하는대로 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렇게 하고 싶다면 해도 괜찮다. 다만 어떤 반응을 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유엔 총회 당일 트럼프 대통령의 '로켓맨' 발언에 대해 회의 참가자들은 웃거나 웅성거리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며 "언론은 아연실색했지만 이는 트럼프가 세계 정상들을 매료시키고 무장해제시킨 또 하나의 사례"라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최대 압박 기조에 동참시키기 위해선 '역지사지’전략을 사용했다면서, 이 역시 키신저 전 장관의 조언에 따른 전략으로,먼저 중국 측에 접근해 중국이 가장 꺼리는 상황에 대해 설득했다고 밝혔다.

즉, 중국의 입장에서 가장 꺼리는 ‘북한 붕괴’라는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수많은 북한 사람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미국의 제재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고 설득했다는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중국을 설득한 뒤에 러시아 측에 접근해 “중국까지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만 북한을 지지한다면, 북한을 옹호하는 세계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를 압박했다고 밝혔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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