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 개막..K뷰티, 日에 뺏긴 시장 탈환할까
J뷰티에 밀린 K뷰티, 中시장 1위 탈환 '기대'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할인행사 '광군제'(光棍節)가 11일 개막했다. 광군제는 알리바바가 2009년 처음으로 시작해 11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쇼핑축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알리바바의 광군제 하루 매출은 2135억위안(약 35조원) 수준이었다. 올해 알리바바는 매출 목표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트 포캐스트는 올해 광군제 매출이 370억달러(약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들도 광군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광군제에서 1년 매출보다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도 상당수다. 중국 시장 공략을 노리는 기업들에게는 최고의 등용문인 셈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일본 화장품 브랜드에 시장을 내줬던 'K 뷰티'가 얼마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K뷰티 브랜드, TF 꾸리고 광군제 전용 상품·광고 선봬
업계에 따르면 K뷰티 대표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광군제를 대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라네즈' 등 대표 브랜드에서 광군제 한정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알리바바 티몰에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티몰에서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또 인기 상품은 특가에 판매 중이다.
광군제 예약 판매는 예약금을 결제한 후 광군제 당일 잔액을 추가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미 티몰에서 일부 한정판은 예약이 끝난 상태다.
K뷰티 쌍두마차로 불리는 LG생활건강도 활발히 광군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부터 티몰에서 '후' '숨' '오휘' 등 주요 브랜드 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LG생활건강도 티몰에서 직영몰을 운영하고 있다.
후의 '천기단 화현' 세트는 예약 판매 개시일 당일에만 11만 세트가 예약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LG생활건강은 한국의 광화문을 배경으로 제작한 후 브랜드 영상을 선보이고 티몰 왕훙과 협업해 각 브랜드의 주요 상품을 알렸다.
'견미리 팩트'로 한국에 이어 중국에서도 흥행한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니스(AGE 20's)도 이번 광군제를 맞아 특별한 기획세트를 준비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으로 제품 패키지를 꾸며 '에이지투웨니스 특별 기획세트'를 구성했다. 또 전 제품을 10~50% 할인 판매한다.
중국에서 인지도가 매우 높은 유니레버의 AHC는 지난해 중국에서 33만여개가 팔린 '프리미엄 하이드라 B5 스킨케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티몰에서 '이랜드' '스파오' '로엠' 등 19개 브랜드관을 운영 중인 패션 기업 이랜드와 'MLB'로 중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F&F도 이번 광군제가 기대되는 기업들이다.
지난해 광군제 하루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스테디셀러 설화수 '윤조에센스'는 티몰 오픈 60초 만에 1만개가 매진됐다.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도 7만6000개가 사전 예약 때 매진된 바 있다. 이니스프리는 타오바오·티몰 예약 판매 브랜드 7위를 기록하며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20위권 안에 들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광군제 당일 화장품 매출이 전년비 50%, 생활용품 매출이 73% 성장했다. 이랜드는 4억4400만위안(약 723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포인포의 '리버서블 다운점퍼'가 2만장 팔리며 완판됐고 이랜드 '더플코트'는 1개 스타일이 5000장 팔리며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광군제 더 특별하다? 왜
올해 광군제에는 특히 이목이 쏠린다. 지난 9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주 겸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알리바바 회장직에 오른 장융(張勇)이 바로 광군제를 기획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2009년 첫 광군제의 하루 매출액은 5000만위안(약 84억)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2135억위안(약 35억)을 달성했다. 광군제의 성공으로 알리바바의 티몰, 타오바오 등은 전 세계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는 쇼핑몰로 거듭났다.
장용은 올해 광군제 행사를 34세의 젊은 경영자, 장판 타오바오·티몰 최고경영자(CEO)에게 일임했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후발 이커머스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쇼핑지원금(홍바오) 및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며 매년 광군제를 강화하고 있다.
또 올해 5월부터 일본에 중국 최대 화장품 수입국 자리를 뺏긴 한국이 이번 광군제를 계기로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GT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23.9%)이 중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23.7%)을 근소하게 앞지른 상황이다.
아울러 알리바바의 '알리익스프레스'(해외 직구 플랫폼) '라자다'(동남아시아 법인)도 이번 광군제에 동참한다. 알리바바는 올해 전 세계 5억명의 소비자가 광군제에 알리바바의 쇼핑몰에서 소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1억명 더 많은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브랜드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알릭스파트너스가 중국인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8%가 이번 광군제에는 미국 브랜드 제품 구매를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응답했다. 그중 51%는 그 이유로 '애국심'을 들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실적 발표 결과 LG생활건강의 견조한 펀더멘탈, 아모레퍼시픽의 저점이 확인됐다"며 "여기에 11월11일 중국 광군제를 앞두고 화장품 업종의 주가 모멘텀 강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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