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클 패닉’ 극복한 손흥민 멀티골, 착한 기도·하트 세리머니

입력:2019-11-07 07:57
수정:2019-11-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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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넘어 유럽 통산 123호 골…UEFA 챔스리그 B조 4차전 즈베즈다 원정 완승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가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12분 추가골을 넣고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그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동작을 취하거나 하트를 그렸을 뿐 과한 동작으로 기뻐하지 않았다. AP뉴시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백태클 패닉’을 극복하고 멀티골을 터뜨렸다. 차범근(66·은퇴)을 넘어선 한국인 유럽 최다 득점 신기록(123골)을 달성했다.

축하할 일이 많은 경기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골을 넣을 때마다 과한 동작으로 기쁨을 발산하지 않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동작을 취했다. 사흘 전 자신의 백태클로 발목 골절상을 입은 안드레 고메스(26·에버튼)의 쾌유를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가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 토트넘의 후방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 1-0으로 앞선 후반 12분부터 4분간 연속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4대 0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의 올 시즌 7호 골. 그중 5골을 챔피언스리그에서 쓸어 담았다. 이 대회에서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득점으로 한국인 유럽 최다 득점 타이기록(121골)을 경신했다. 손흥민은 1978~1989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타이기록을 쓰고 있었다. 이제 유럽에서 한국 선수의 최다 득점은 123골로 늘어났다. 손흥민은 이 기록의 보유자다.

토트넘은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16강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이날 승리로 중간 전적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했다. 한때 최하위까지 추락했지만 지금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조의 독일 바이에른 뮌헨은 이날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홈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해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B조의 16강 진출권은 1장만 남았다. 최소 2위를 확보해야 이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토트넘은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득점 행진으로 토트넘에 뒷심을 불어 넣고 있다.


손흥민은 정신적 충격도 빠르게 털어냈다. 지난 4일 에버튼과 1대 1로 비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가했다. 고메스는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목이 부러졌다. 고메스의 부상을 본 손흥민은 충격을 받아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쏟았다. 그 이후, 손흥민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손흥민의 레드카드와 징계는 모두 철회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퇴장이 과하다’는 토트넘의 항소를 받아들여 손흥민에게 내렸던 3경기 출전정지 징계와 주심의 레드카드 판정을 모두 취소했다. 손흥민은 다소 상심한 표정으로 토트넘의 즈베즈다 원정에 동행했지만, 결국 멀티골을 터뜨려 ‘백태클 패닉’에서 탈출했다.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라이코 미티치 경기장에서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가진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12분 추가골을 넣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은 불과 4분 사이에 두 골을 넣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후반 12분 동료 미드필더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득점했다. 이때 손흥민은 과한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두 손을 모은 뒤 관중석을 향해 작은 하트만 그렸다. 손흥민은 후반 16분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때도 세리머니는 없었다.

손흥민은 3-0으로 앞선 후반 30분 라이언 세세뇽과 교체됐다. 토트넘은 후반 40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로 4골차 완승을 완성했다. 전반 34분 토트넘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 첼소의 선제골은 결승골이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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