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두꺼비, 올해로 66세".. 소주 레전드의 귀환

김경은 기자 2019. 11. 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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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애주가들은 소주잔을 기울인다. ‘캬~’ 소리가 절로 난다. 여름이 맥주의 계절이라면 겨울은 소주의 계절. 슬플 때는 슬퍼서 한잔, 기쁠 때는 기뻐서 한잔, 찰랑찰랑 채워진 소주잔을 앞에 두고 우리는 그렇게 소주와 함께 살아간다. 소주 성수기를 앞두고 <머니S>는 달라진 소주시장을 조명했다. 참이슬의 독주와 안방지키기에 나선 전국 8도 소주들. 순해진 소주의 독한 40년 전쟁사와 최근 트렌드를 짚어보고 소주에 대한 오해와 진실까지 아울러본다.<편집자주>
[응답하라, 소주-④·끝] 돌아온 '두꺼비'에게 듣는다 

“두껍아 두껍아 헌술 줄게 새술 다오”

두꺼비가 돌아왔다. 1970~1980년대를 주름잡던 두꺼비 소주 ‘진로’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진로이즈백(진로)은 72일 만에 당초 목표한 연간 판매량인 1000만병을 돌파했다. 이후 진로는 생산하기 무섭게 팔려나가면서 현재 물량 부족을 토로하는 상황. 반가운 얼굴 두꺼비를 통해 진로 열풍에 대해 들어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진로이즈백 광고 화면.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는야 진로의 얼굴, 두꺼비. 나이는 올해로 66세. 동년배들은 소주 겉면에 두꺼비표가 있다고 해서 진로를 ‘두꺼비술’, ‘두꺼비표 술’이라고 부르곤 했지. 새롭게 출시된 진로는 1975년부터 1983년 사이에 생산했던 과거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야.

-진로는 약 100년 된 브랜드 아닌가
▶진로의 역사는 내 역사보다 길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진천양조상회에서 출시한 소주다. 창업 당시 상표엔 두꺼비가 아닌 원숭이가 있었고 도수는 무려 35도였다. 이 몸이 등장한 건 1954년. 진로가 전국에서 영업을 개시하면서 교활한 이미지를 가진 원숭이는 내쳐졌지.

-성장 배경을 들려 달라
▶내가 등장한 뒤 진로는 소주시장에 우뚝 섰다. 두꺼비가 강한 번식력과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일 테지. 이후 1980년대까지 진로는 시장점유율 4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1993년 진로가 ‘진로골드’로 이름을 바꾸고 1998년 동생 격인 ‘참이슬’이 탄생하면서 내 입지는 좁아졌다. 물론 지금까지도 진로골드를 찾는 단골은 있어. 덕분에 요즘 나는 진로골드(도수 25도)와 진로이즈백(도수 16.9도)으로 투잡을 뛰고 있지. 

(왼쪽부터) 빨간색 상표 진로(1984년~1993년), 진로골드, 진로이즈백.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진로가 재탄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뉴트로라고 들어봤나?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말이야. 새롭게 출시한 진로는 뉴트로 트렌드에 힘입어 탄생한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사실 오래 전부터 새 브랜드 출시를 준비했어. 소주가 가진 문화적 가치를 계승하면서도 시대가 원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원했지. 즉 과거를 새롭게 해석한 제품이 필요했던 거야. 근데 그거 나한테 딱이잖아? 대한민국 소주사의 산증인 진로. 여기에 뉴트로 트렌드를 더해 진로이즈백이 탄생했지.

-준비 과정에 4년이 걸렸다던데 가장 공들인 부분은 무엇인가
▶오랜만에 복귀하는 만큼 나를 잘 모르는 젊은 친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진로의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한 것. 뉴트로 콘셉트에 맞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 하이트진로의 95년 역사자료를 모두 검토했다. 이후 2000여명의 소비자와 내·외부 전문가 조사를 거쳐 최종 디자인을 선택했다. 주질에도 신경을 썼다. 젊은 친구들의 입맛에 맞게 16.9도로 도수를 낮췄다. 

-마케팅에도 신경을 썼을 것 같다
▶2030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젊은 마케팅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내 역할이 톡톡했다. 광고에 등장한 귀여운 내 모습에 젊은이들이 환호하더라고. 특히 내가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 사이 태어난 세대)에게 먹히더군. 그래서 이들과의 접점을 찾게 됐지. 지난 5~6월 강남과 홍대에서 ‘두꺼비집’이란 팝업스토어를 열고 손님들을 모셨다. 1980년대 정겨운 주점 분위기를 그대로 연출하고 손님들이 뉴트로 콘셉트를 직접 경험하도록 즐길거리도 마련했다. 두꺼비집엔 45일간 총 1만2631명이 방문해 평상시 업소 운영 대비 매출이 25% 증가했다. 최근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베이’, 모바일 유틸리티업체 ‘슈피겐코리아’를 통해서도 내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인기가 폭발적이다. 주류시장 점유율이 공식 집계되진 않지만 앞서 말하지 않았나. 밀레니얼세대에게 내 인기가 장난이 아니다. 대학가 등 주요 영타깃(YT)상권에서는 진로 점유율이 10%대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 덕에 진로 판매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진로는 주류 도매상 사이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현재 회사에서 생산 라인과 스케줄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 출시 당시 진로는 소주 생산 라인 10개 중 1개 라인에서만 전담했으나 올해 안에 3개 라인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익숙하지만 새롭다는 점에 있지 않을까? 4050 중장년층은 내가 예전의 추억을 상기시킨다며 반가워한다. 이와 달리 2030 젊은층은 진로를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 인식한다. 기존 소주와 차별화된 병 모양, 색상, 라벨 등 디자인이 새롭고 신선한 감성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깔끔한 맛의 음용감과 도수도 사랑받는 요인이다.

-한지붕 내 참이슬과의 관계는 어떤가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 오히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참이슬의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진로가 대한민국 대표 소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생 참이슬과의 투톱 활약을 기대해주길 바란다.

소주, 그것이 알고 싶다 / 정세영 하이트진로 홍보팀장

정세영 하이트진로 홍보팀장. /사진제공=하이트진로

소주는 약 100년 동안 대중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서민의 술’이다.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애칭이 붙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소주는 품질이 낮다는 등 각종 오해에 시달리기도 한다. 정세영 하이트진로 홍보팀장을 통해 소주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들어봤다. 

-소주는 화학주다?
▶정답은 X. 화학적으로 조성된 알코올은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소주는 고구마, 타피오카 등에서 알코올 성분을 정련한 순도 95% 이상의 주정에 알코올 맛을 제어하는 첨가제를 넣어 만드는 술이다.

-소주에 미원을 넣는다?
▶정답은 X. 알코올의 역한 맛을 제어하기 위해 주로 단맛이 첨가된다. 다만 단맛 역시 천연재료에서 추출한 성분만을 첨가한다.

-소주를 흔들거나 밑바닥을 치면 맛이 좋아진다?
▶정답은 X. 과거 증류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 막걸리처럼 일부 불순물이 바닥에 가라앉는 걸 방지하기 위해 했던 행위다. 현재는 불필요하다.

-소주에 유통기한이 있다?
▶정답은 △. 유통기한은 없으나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알코올 성분이 증발해 도수가 낮아지거나 용량이 줄어들 수 있다.

-소주를 차게 마실수록 맛이 좋다?
▶정답은 △. 상온 범위 내에서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변동이 없다. 다만 찬 온도로 인해 알코올 특유의 알싸한 맛이 덜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가장 맛있는 온도를 정의할 수는 없으나 8~10도에서 가장 깔끔하게 넘어간다는 소비자 속설이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7호(2019년 11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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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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