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헬기 추락 사고 영상 논란'에 KBS "경찰에 협조 한 것 맞아" (전문)

장혜원 2019. 11. 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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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독도 인근 소방 헬기 추락 사고 당시 영상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경찰의 영상 공유 요청을 거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이어지자 “깊이 사과 드린다”면서도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하겠”고 밝혔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밝히며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KBS는 독도경비대 관계자의 주장처럼 악의적으로 사고 조사와 실종자 수색 과정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면서 “영상은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해 있던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강조했다.

또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라며 “회사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들은 다시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이어 “또 사고 발생 직후부터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를 활용해 사고 수습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경찰 관계자도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원들이 KBS가 사고 현장을 찍는 걸 봤기 때문에 사고 후 1시간 30분쯤 지났을 때 영상을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안 찍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착륙 장면까지만 찍었다’며 착륙 장면만을 보냈다”면서 “그런데 방송에는 (착륙 이후의 장면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지난 2일 ‘뉴스9’를 통해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KBS는 지난달 31일 추락사고 직전 소방헬기의 마지막 비행 영상을 KBS가 확보했다며 “KBS의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차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이 이례적으로 늦은 밤 착륙하는 헬기를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헬기의 마지막 비행을 촬영한 KBS 직원의 휴대폰에는 헬기의 독도 진입이 밤 11시 21분, 착륙은 23분, 이륙은 24분에서 25분 사이에 한 것으로 찍혀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 직후인 오후 10시 2분쯤부터 22분까지 한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에서는 독도경비대 박 모 팀장이라고 밝힌 인물이 댓글 4개를 달아 “KBS 영상 관계자들이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면서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헛고생을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고 했다.

이어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비판했다. 독도 경비대가 KBS 관계자에게 편의를 제공 했으며 이 관계자가 헬기 추락 사고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관련 영상을 찍었지만 단독보도를 위해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이를 제공하지 않고 촬영도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단 것이다.

이 같은 댓글은 곧 삭제 됐으나 경찰 확인 결과 박 팀장이 해당 글을 올린 게 맞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선 “재난주관방송사가 특종을 위해 경찰에 영상을 숨긴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25분쯤 독도에서 이륙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 한 대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이륙 후 2~3분 만에 추락해 타고 있던 소방대원과 환자 등 7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소방헬기는 나흘여간의 수색 끝에 사고 발생 62시간여만인 3일 오후 2시 4분쯤 청해진함 갑판으로 인양됐다.

아래는 KBS 입장 전문
 
‘독도 헬기 동영상 ’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밝힙니다. 아울러 회사 직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KBS가 어제 9시 뉴스에서 보도한 독도헬기 사고 관련 영상과 관련해 독도경비대 관계자가 ‘헬기진행방향 영상을 촬영하고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댓글은 내려졌지만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어 회사는 해당 직원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영상은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위해 입도해있던 본사 미디어송출부 소속 엔지니어가 심야에 돌발적인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찍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직원은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 독도경비대는 헬기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해당 직원은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직원은 특히 사고 직후에 수색대와 함께 사고지점을 손전등으로 비추는 등 수습에 동참했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중입니다.
 
회사는 사고 사흘째인 어제 오후 이 직원이 관련화면이 있음을 부장에게 보고하면서 관련 사실을 인지하게 됐으며 9시뉴스를 통해 전 화면을 활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 직후 독도경비대 관계자가 ‘헬기 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단독보도를 위한 것이었나?’는 취지의 댓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지만 헬기진행 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 댓글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회사는 관련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들은 다시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습니다.
 
회사는 또한 사고 발생 직후부터 유관부서의 요청에 따라 독도 파노라마 카메라를 활용해 사고 수습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드립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회사는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드리겠으며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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