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독도 추락헬기' 당시 영상 찍고도 경찰에 미제공 논란

권오은 기자 2019. 11. 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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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경비대 소속 팀장 뉴스에 댓글 달았다 삭제

"헬기 이륙 영상 제공않고 촬영안했다 거짓말"

"수십명 이틀 잠못자고 고생, 가슴 아프고 치떨려"

KBS 공식 해명 "20초 가량 영상 제외하곤 제공했다"

KBS가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헬기의 이륙 당시 영상을 찍고도, 이를 숨기고 경찰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KBS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독도경비대 소속 박모 팀장은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 "배 접안이 되지 않아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서 하루를 숙식했다"며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고,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원이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더라"라고 썼다.

박 팀장은 이어 "헛고생을 했던 시간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며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 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냐"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독도경비대 소속 박모 팀장이 포털 뉴스 댓글에 글을 올리고 KBS의 추락 헬기 관련 영상 미제공을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KBS는 지난 2일 메인 뉴스인 ‘KBS 뉴스 9’에서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2분 11초 분량의 해당 기사에는 독도 비행장에 착륙한 헬기가 환자와 보호자를 태운 뒤 이륙,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날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3일 오후 5시 30분쯤 입장문을 내고 "독도에 고정 설치된 파노라마 카메라를 정비 보수하기 위해 입도(入島)한 직원이 심야에 돌발적 상황을 목격하고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며 "사고 직후 독도경비대가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촬영 사실을 알고 관련 화면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고,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영상을 제공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KBS는 "독도경비대는 헬기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달라고 추가 요청했으나 해당 직원은 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생각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화면들은 국토부 사고조사팀에 모두 넘기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KBS는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면서도 "해당 직원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행위를 한 점, 사고 초기에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점, 어제 보도과정에서 이를 보다 철저히 확인하지 않고 방송해 논란이 일게 된 점 등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해당 직원과 책임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후 설명드리겠다"며 "향후 유사한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 윤리강령 등을 철저히 점검,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2일 KBS가 ‘KBS 뉴스9’에서 헬기 이륙 영상을 공개하며 보도하고 있다. /KBS 유튜브 캡처

앞서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6분쯤 응급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5명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유로콥터(현 에어버스헬리콥터스) EC-225 헬기 한 대가 독도 동도(東島)에서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3일 오후 4시 현재 실종자 7명 중 2명만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해경 등 수색당국은 다른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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