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헬기 영상 찍고도 거짓말" 논란에, KBS "사실 확인중"
KBS는 지난 2일 ‘뉴스9’를 통해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KBS는 지난달 31일 추락사고 직전 소방헬기의 마지막 비행 영상을 KBS가 확보했다며 “KBS의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차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이 이례적으로 늦은 밤 착륙하는 헬기를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헬기의 마지막 비행을 촬영한 KBS 직원의 휴대폰에는 헬기의 독도 진입이 밤 11시 21분, 착륙은 23분, 이륙은 24분에서 25분 사이에 한 것으로 찍혀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내용이 방송된 지 한 시간 뒤인 오후 10시, 한 포털사이트 관련 뉴스에 자신을 독도경비대 박 모 팀장이라고 소개한 인물이 “(KBS가) 헬기 진행 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 헛고생을 했던 시간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했다.
게시자는 “당시 배 접안이 되지 않아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 하루를 숙식하면서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다”며 “사고 이후 수십명의 독도경비대가 접안지에서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 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헛고생을 했던 시간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치가 떨린다”며 “수십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보도 때문이냐”고 말했다.
경찰 확인 결과 박 팀장이 해당 글을 올린 게 맞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해당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자 네티즌들은 KBS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KBS 뉴스 홈페이지에는 "촬영한 영상이 없다고 거짓말했다는 의혹이 있다. 해명을 촉구한다", "KBS 확실한 해명 바란다. 그 댓글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위한 언론이 단독보도를 위해 몇 사람의 생명을 모른 척했다는 것인데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 "사람의 생사가 달린 문제에 영상 제공을 거부한 것이 사실인지 해명하라" 등의 댓글 80여개가 달렸다.
이에 대해 KBS는 3일 “사실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25분쯤 응급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5명 등 7명이 탄 소방헬기가 독도에서 이륙한 지 2∼3분 만에 바다로 추락해 7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소방헬기는 사고 발생 62시간여만인 3일 오후 2시 4분쯤 청해진함 갑판으로 인양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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