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총, 균, 쇠' 소개 "백인들 운 좋았을뿐 우월 안해" 요즘책방[어제TV]

뉴스엔 2019.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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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최승혜 기자]

역사강사 설민석이 '총, 균, 쇠'를 소개했다.

10월 29일 방송된 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는 설민석, 전현무, 이적, 문가영, 장강명이 김상욱 교수, 장대익 교수와 함께 총 800페이지에 달하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인문학 도서 '총, 균, 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총, 균, 쇠’는 한국에서만 50만 부가 판매되고, 서울대학교 대출 도서 10년간 1위를 차지한 인문학 서적. 저자가 뉴기니에서 만난 한 흑인 정치가 얄리의 날카로운 질문 "왜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에서 출발해, 인류의 문명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문가영은 “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총, 균, 쇠는 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가축화, 작물화’로 바꾸면 좋겠다”며 “제가 읽은 책 중에 가장 두꺼웠다. 성취감이 가장 큰 책”이라고 말했다.

책에 대한 설명에 나선 역사강사 설민석은 168명의 스페인 군대가 8만명 잉카 제국을 물리친 이야기를 꺼냈다. 첫번째는 정보의 차이였다. 문자가 없었던 잉카제국은 아무 정보 없이 피사로의 군대를 맞았지만 8만명의 군인들은 총소리에 겁에 질려 도망가다 죽었고 결국 원주민 7,000명까지 몰살했다고.

두번째는 균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인들이 가져온 장티푸스, 홍역, 천연두라는 균으로 아메리카 인디언들 95%를 몰살시켰다. 이 때문에 아메리카 대륙에 흑인들을 데려간 것”이라고 밝혔다. 설민석은 “3부에서 보면 저자는 농업을 통해 작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곳에서 문자가 발명됐다고 한다. 문자는 선조들의 시행착오를 개선시켰다”며 “농업을 하면 가축을 기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유럽인들이 가져온 균 때문에 가축을 통한 전염병이 돌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없는 한 인디언종은 99%까지 몰살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이유는 지리적 환경이다. 설민석은 “4부에서는 ‘중국이 모든 기술을 가장 먼저 발명한 문명화된 나라임에도 왜 미국을 발견하지 못하고 유럽에 굴복했는가’가 나온다. 유럽은 횡으로 길어서 같은 기후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농업기술을 전하기 쉬웠지만 아메리카 대륙이나 중국 은 영토가 종으로 길어 같은 농사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은 명나라 정화가 배를 이끌고 신대륙을 발견하러 나갔지만 쇄국정책을 폈기 때문에 유럽의 신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사회구조인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설민석은 “저자가 얄리에게 말하는 키포인트는 백인들이 원래부터 우월한 것이 아닌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며 “이것을 다섯글자로 ‘환경결정론’”이라고 말했다.

설민석이 간략한 강의를 마치자 문가영은 “균이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이 책을 읽고 괜히 방 청소를 했다. 핸드폰도 물티슈로 한 번 슥 닦아봤다"며 인류의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된 '균'에 대한 공포를 전했다. 장대익 교수는 “피부에 살고있는 균만 1,000종이다. 그런데 균이 없어지면 오히려 피부가 푸석푸석해질 것”이라며 “인간은 균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개체”라며 “우리가 균을 정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균도 진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거 원주민을 학살했던 총에 이어 현재 세계를 위협하는 새로운 무기로 핵도 언급했다. 설민석은 “저는 다른 얘기를 하겠다. 핵 때문에 평화가 지속된다는 얘기도 있다. 핵은 집단자살행위가 아니냐. 핵폭탄을 터트리는 건 실행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많다”며 “저 같은 경우는 지식 기반의 데이터베이스라고 생각한다. 구글에서 10년 전 검색어를 통해 독감의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앞으로는 데이터베이스가 큰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상욱은 “저 역시 SNS 같은 소셜 미디어가 인간의 사회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소설을 보면 뉴욕이 겨울에 사이버 해킹을 당해 단전 단수가 된다. 3일 지나니 아포칼립스가 된다. 사이버해킹 테러를 가하면 일상을 위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장대익은 “30년 전에 영상통화를 발명했다. 완전 망한 이유가 얼굴을 보고 통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상통화는 정서적으로 많은 힘이 들기 때문이다. 전화가 편하고 문자가 더 편하다”며 “인간의 본성에 더 가까운 기술들이 퍼진다”고 설명했다.

전현무는 우리나라 같은 조건에서 경제력 11위 국가가 됐다는 건 대단한 거 아니냐”고 하자 설민석은 “일본은 환경지리학적으로 보면 고립돼 있다. 중국과도 멀다. 이 때문에 몽골의 지배를 안 받았다. 서양인들이 중국을 통해 조선으로 왔을 때 조선은 외교단절하니까 일본으로 갔다. 일본은 서양문물을 받아들였다”며 “저자의 이론일 뿐이고 일반화하면 안될 것”이라며 견해를 드러냈다.

김상욱은 “인류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는 저자가 했던 것처럼 자기만의 답을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적은 “이 책의 핵심은 반인종주의”라며 “그래도 백인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이 알게 모르게 있었는데 그것을 깨부순 책”이라고 말했다. (사진=tvN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캡처)

뉴스엔 최승혜 csh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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