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당 사령탑까지 "시리아 철군은 악몽".. 트럼프 고립주의 정면 비판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입력 2019. 10. 2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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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WP 기고 "이라크서 철수했던 전철 되풀이"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77·사진) 상원 원내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을 "전략적 악몽"이라며 정면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을 적극적으로 방어해 '모스크바의 미치'란 조롱을 받았던 공화당의 상원 원내 사령탑이 트럼프의 '신(新)고립주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그는 1984년 처음 켄터키주 상원 의원이 된 뒤 지금껏 35년간 상원을 지켜온 공화당의 핵심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18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시리아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란 제목의 글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들고 적들을 대담하게 하며 주요 동맹을 약화할 것"이라며 "IS(이슬람국가) 발호를 불러온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무모한 이라크 철수의 전철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세 가지 교훈을 얻었다며 "첫째로 (테러리스트의) 위협은 실질적이고, 다시 뭉칠 기회만 주면 미국에 공포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라고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국 리더십에 대한 대체재는 없다'는 것을 둘째 교훈으로 꼽으면서 "(혼란스러운) 리비아와 시리아의 상황 모두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배후에서 조종하기(미국은 뒤로 빠지고 현지 정부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뜻)' 전략의 피비린내 나는 (실패) 결과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1940년대 고립주의의 안락한 담요를 벗어 던지고 글로벌 리더십의 망토를 걸쳤을 때 우리는 세계를 더 좋게 만들었지만, 이는 특히 미국을 위해 훨씬 더 좋았다"며 "우리가 오늘날 그 망토를 다시 벗어 던진다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질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셋째로 우리는 이 싸움을 혼자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시리아·이라크 등에서 현지 파트너들과 함께해 성공적인 결과를 거뒀다고 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군 철수 및 터키·쿠르드 간 적대감 고조의 결합은 우리나라에 '전략적 악몽'을 만들어냈다"며 이번 미군 철수로 IS와 아사드 정권,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자초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등 미국의 적들은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아 보인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1990년대 아프간을 버린 이후 반인도주의적 재앙과 테러, 무질서 상태를 봤고 이는 9·11로 이어졌다"며 "우리가 파트너들을 버리고 전투를 이기기도 전에 시리아와 아프간에서 철수한다면 이 모든 일이 또다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코널은 트럼프가 시리아 철군 명분으로 내세운 '끝없는 전쟁 종식' 구호도 비판했다. 그는 "전쟁은 그저 끝나는 게 아니라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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