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가수·81세 배우..백발의 스타들 '반트럼프' 전선 선봉에 서다

구정은 선임기자 2019. 10. 2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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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드니로 “깡패 대통령” 비난…리처드 기어 “몹시 부끄럽다”
ㆍ폰다는 기후 대응 시위 참여
ㆍ반이민·기후위기 방관 등 트럼프에 맞서 목소리 높여

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만평. 트위터 캡처

“매주 금요일마다 나는 체포될 것이다.” “그런 캐릭터는 영화로 옮기기도 어려울 것.”

고령의 스타들이 ‘반트럼프’ 전선의 선두에 섰다. 기후위기를 나몰라라 하고 이민자·난민을 적대시하고 터키의 시리아 침공을 묵인해 인도적 위기를 몰고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77세의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엽기적인 만평을 올렸다. ‘펠로시’라고 적힌 하이힐이 트럼프의 몸통을 꿰뚫고 있다. 의회 대통령 탄핵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최근 트럼프와 회동했지만 서로 감정만 상한 채 백악관을 나섰다. 스트라이샌드는 이런 상황에서 카툰을 올려 반트럼프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트럼프의 아들 도널드 주니어는 트위터에서 “미디어 폭력”이라고 맞받았다.

스트라이샌드의 이런 트위터 글은 처음이 아니다. 이날만 해도 트럼프를 ‘최고 저능아’라 불렀고, 거대한 복숭아(peach)가 트럼프를 깔아뭉개는 이미지를 올려 탄핵(impeachment)을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회동 이튿날인 17일에는 “트럼프는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공격했다.

제인 폰다

제인 폰다는 10대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게 감명받았다며 지난 11일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워싱턴 의사당 앞 시위에 참여했다. 81살 노배우가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은 세계로 퍼졌다. 폰다는 18일 집회에 동료 배우 샘 워터슨까지 데리고 나왔다. 폰다와 시위대는 트럼프 정부에 포괄적 환경정책인 ‘그린 뉴딜’을 요구했다. 백악관은 응답하지 않았고, 폰다 등 시위대 17명은 다시 경찰에 체포됐다.

폰다는 CNN방송에 출연, 계속 투쟁할 것임을 선언했다. “나는 전기차를 몰고 재활용을 하고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 이 집단적 위기의 시급성을 일깨우는 데에 내 이름값을 활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정부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에 항의하는 시위는 매주 ‘금요 집회’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폰다는 ‘파이어드릴(소방훈련)’이라는 캠페인을 조직해 매주 시위를 할 계획이라며 “나는 매주 금요일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드니로

76세의 로버트 드니로는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을 같은 막말로 비난한다. 런던 영화제를 앞두고 지난 11일자 영국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깡패 대통령”이라고 했다. 의회 탄핵조사에 대해 질문을 받자 드니로는 “그가 감옥에 가는 것을 볼 때까지 더 기다리기가 힘들다”고 했다. 드니로는 지난해 토니상 시상식 때에는 비속어까지 동원하며 비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리처드 기어

<귀여운 여인>의 갑부 신사는 고희의 나이가 됐지만 활약은 여전하다. 리처드 기어는 지난 8월 스페인 시민단체의 구조선박 ‘오픈암스’를 타고 이탈리아의 이주민 기착지 람페두사 섬을 찾았다. 14일 피렌체 시장에게서 명예훈장을 받은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인으로서 우리 대통령의 행동이 몹시 부끄럽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철수해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 빌미를 줬다면서 “(트럼프 같은) 미친 캐릭터는 영화로 옮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고 ANSA통신은 전했다.

이 ‘선배들’보다는 젊지만 58세의 조지 클루니도 빼놓을 수 없다. 클루니는 13일 핀란드 헬싱키의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7000명 앞에서 연설하면서 트럼프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저버린 뒤 “그들도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에서 우리를 돕지 않았다”고 했다. 클루니는 이 발언을 두고 “우리가 군대를 보내지 않아 그들이 우리 대신 싸웠는데,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구정은 선임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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