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 '웨이브' 애플리케이션 평가 화면 갈무리
구글 플레이스토어 '웨이브' 애플리케이션 평가 화면 갈무리
"이럴 거면 옥수수를 돌려내라."

'넷플릭스 대항마'로 야심차게 출범한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웨이브'에 SK텔레콤 고객들이 '평점 테러'를 퍼붓고 있다. 기존 OTT 옥수수에서 SKT 고객이 누리던 무료 혜택이 사라진 데다 콘텐츠 부족, 서버 불안정까지 웨이브 서비스가 옥수수만 못하다는 이유다.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웨이브의 평점은 1.8에 불과하다. 리뷰를 등록한 3만명 대부분이 1점대의 박한 점수를 줬다.

경쟁사 넷플릭스(4.5점) 왓챠(4.1점) 티빙(3.2점)은 물론이고 웨이브의 전신 격인 옥수수(3.9점)보다도 훨씬 낮은 평점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넷플릭스는 3.1점, 웨이브는 1.4점에 그쳤다.

웨이브는 SKT의 OTT '옥수수'와 지상파3사 OTT '푹'의 통합 서비스로 지난 18일 출범했다. 옥수수 가입자 950만명, 푹 가입자 300만명을 합해 총 125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 서비스로 넷플릭스와 경쟁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웨이브 홈페이지 갈무리
기존 푹 이용자는 웨이브 애플리케이션(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옥수수 이용자는 앱을 별도 설치해야 한다. 기존 옥수수 서비스는 올해 12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유료 결제한 소장용 주문형비디오(VOD)도 웨이브로 이관되지 않는다. '옥수수 마이(MY) 앱'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옥수수를 이용했던 SKT 고객들이 불만을 쏟아내는 것은 기존 '무료혜택'이 자취를 감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는 'SKT 고객 전용관'을 운영해 일정 요금제를 쓰는 SKT 고객에게 최신 무료 영화, 방송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제공해왔다. 실제로 옥수수의 최신 영화 무료상영 서비스는 SKT 이용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같은 서비스는 웨이브로 넘어오면서 사라졌다. T멤버십 할인도 더 제공하지 않는다. T가족결합 멤버 중 한 명이 VOD를 유료 결제하면 다른 가족에게도 구매 금액만큼의 옥수수 포인트를 적립했던 가족 포인트 혜택도 함께 없어졌다.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채널 선택권이 줄어든 것도 불만 요인으로 꼽힌다.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만든 웨이브에서는 tvN, OCN, Mnet 등 CJ ENM 계열 채널과 JTBC 실시간 채널이 빠져있다.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한 이용자는 리뷰에서 "SKT 사용자라 무료 월정액도 되고, T멤버십 할인도 돼 옥수수 덕에 SKT 쓰는 맛이 있었는데 웨이브로 바뀌면서 다 없어졌다"며 "채널이 많으면 무슨 소용 있나. 인기 채널이 모두 빠져 있어 볼 만한 콘텐츠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초고화질(UHD) 시대에 일반 화질(SD)이 기본인 게 말이 되느냐. 화질마저도 돈 내고 봐야 한다"며 "유료 결제해 보는데 오류 나면 결제 목록에서 콘텐츠가 사라진다. 재생 오류부터 부족한 콘텐츠까지 옥수수와 푹의 단점만 모아놓았다"고 지적했다.

웨이브는 신규 고객 확보에 힘 쏟고 있다. 특정 조건의 신용카드로 웨이브 서비스를 결제하면 최대 1년간 무료이용이 가능한 프로모션을 벌이는 중이다.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옥수수를 이용해온 SKT 고객 이탈을 우려했다. 신규 고객 모집에 앞서 기존 이용자 불만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넷플릭스 왓챠, 티빙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고, 디즈니와 애플도 OTT에 뛰어들면서 OTT 시장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웨이브는 많은 회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고 덩치만 키운다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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