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검사 "부장검사가 스폰서, 룸살롱 얘기를 당당히"

이명선 기자 2019. 10. 1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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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 변호사, 검찰의 '스폰서', '전관', '조직' 문화 폭로

[이명선 기자]

 
전직 검사인 이연주 변호사가 검찰 내부의 '스폰서 문제'와 '성희롱' 등 비뚤어진 조직 문화를 폭로했다.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글을 SNS에 올려 화제를 모았던 이 변호사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 조직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남성 중심 문화'를 비판하며 "제가 처음에 발령을 받았을 때 강력부장 이 모 부장이 초임 검사들을 불러서 수사 잘하는 비결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검사로서 잘 나가는 건 마누라 잘 얻는 것보다 똘똘한 수사계장을 잘 두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어떻게 수사계장하고 마음을 터놓고 잘 어울릴 수 있느냐에 대해 그분이 해 주신 말씀은 '룸살롱 데려가서 같이 XXX도 하고'(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여성 검사들은)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또 "(당시) 저희 부장은 자기 부산 근무 시절의 무용담을 얘기한 게 있다. 검사들은 친한 친구라고 생각하지 스폰서라고 안 하더라. 우리가 보기에는 스폰서인데"라며 "부산에 근무하던 시절에 나이트클럽 사장한테 '야, 나 여기 부산 단독으로 부임해 있어서 외로우니까 편하게 지낼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말했다.) 물론 가정이 있으신 분이었다...그랬더니 자기는 이혼녀나 소개시켜줄 줄 알았는데 미인 대회 수상자를 소개시켜줘서 재미있게 놀았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어떤 부장님은 술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 어디에 전화를 한다. 그러면 유수한 건설 회사 임원이 온다. 그러면 그 사람 양복에서 지갑을 뺏는데, 그 지갑은 이제 자기 지갑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가 자기에게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한다든지 노래를 잘 부른다 그러면 그 지갑에서 10만 원짜리 수표 꺼내가지고 '야, 여기 있다' 탁 주고"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자기가 그런 쪽에 (위법, 비도덕적이라는 등의) 인식을 일부러 마비시키는 것 같다. 그리고 사건 청탁을 받아줬을 때도 '내가 이 청탁이 없어도 이렇게 했을 거야'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저는 정말 악몽 같은 기억인데, 검사장이라고 하면 우리 검찰청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다. 저를 한번은 검사장실에 부르더라. 갔더니 저더러 주말에 등산을 (단둘이) 같이 가지 않겠냐고 (했다)"며 "(싫다는 게) 표정으로 보이니까 자기 딸이 나랑 동갑인데 딸같이 생각돼서 그런다 라고 하더라. 마음 같아서는 '저는 저희 아버지랑 등산 절대 안 가는데요'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게 안 되는 권력 관계"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그 다음 사건은 검사장 관사 주소를 주면서 거기로 오라고 하더라"라며 "(갔는데 아무도 없고)저 혼자 있더라. 그 뒤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강압적으로 그런 건 없었다. 그러니까 자기(검사장)도 분위기를 떠보는 것이다. 얘는 어디까지 저항을 하는 애인가. 세 번째는 일요일에 전화가 왔다. 저보고 호텔에 오라고 하더라. 여기 (호텔) 스시가 맛있다고 꼭 사주고 싶다고. 그런데 자기하고 나하고 스시를 먹으면서 호텔에서... 그때는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이거 되게 부적절한 행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또 기소 과정에서 검사들의 부당한 '봐주기'를 목격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부장 검사가 구속 영장을 법원에 청구해야 될 사건인데 이 사람(범죄자)은 음주 운전이 세 번째이기도 했고 뺑소니까지 했으니까 굉장히 (죄질이) 무거운 사건이었다. 부장 검사가 연락을 해서 저한테 사건을 잘 보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 변호사는 "잘 보라고 해서 저는 진짜 잘 봤다. 범죄 경력 조회를 보니 음주 운전 세 번째고 (범행과 범행 사이) 기간도 짧다. 이게 정신 못 차렸네 (생각해서) '영장 청구할 것' 해서 딱 기록을 올려 보냈는데 (부장 검사가) 도장 들고 오라는 것이다"라며 "본인이 구속 영장 치지 않는 사유를 써서 딱풀로 붙이고 있더라. 그래서 저보고 도장 찍고 가라고 (했다.) 그 사람(음주운전 뺑소니범)의 형이 고위 공직자였다"라고 폭로했다. 

이 변호사는 "부장 검사가 하는 일이라는 건 부장 검사는 사건 결재만 하는데 검사에게는 정말 자기 승진, 다음 자리밖에 안 보인다. 그리고 검찰의 인사라는 게 굉장히 불가측이다. 그러니까 은혜를 베풀어 놓는 것이다. 이 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고 자기를 끌어줄 줄 모르니까 투척하는 것이고, 그걸 나중에 회수하는 것이다"라고 이른바 '인사'와 '전관' 관행을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제가 검사를 만나서 그런 얘기를 해 봤다. 전관 오면 사건 봐주고 그러지 않느냐. 그런데 의식이 없다. 뭐라고 하느냐 하만 하면 '우리가 99% 사건을 똑바로 한다. 1%는 압력도 들어오고 선배가 부탁하고 그러면 잘 봐줄 수도 있는 거지 왜 그러냐'라고 한다"라며 "그런 의식을 갖고 있어요. 자기가 선배가 오면 들어주고 자기도 선배가 됐을 때 그걸 찾아먹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검사장으로 (퇴직해) 나가느냐, 부장 검사로 나가느냐, 차장 검사로 나가느냐, 하는 데에서 변호사로서의 수입이 수십 배는 차이 난다. 그러니까 인사 경쟁에서 목 매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검사는 "몇 천 페이지 되는 기록 보면서, 침침한 컴퓨터 화면 보면서 서면 쓰고 싶겠느냐. 아니면 (전관 예우로) 전화 한 통 해서 몇 억 벌고 싶겠느냐. 영장 딱 꺾어주고 그거야 뭐 말할 게 없는 것이다"라고 검찰의 '전관예우 문화에 대해 비판했다. 


이명선 기자 (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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