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X인터뷰] '은퇴' 문규현이 띄운 편지 "함성과 박수 잊지 못할거에요"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19. 10.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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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문규현.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문규현(36)이 지도자로서 야구 인생의 제 2막을 연다.

문규현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아직 코치로서 정식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10일부터는 구단으로 출근해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15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원섭섭하다”며 소회를 전했다.

정규시즌의 후반기부터 은퇴 결심을 굳혔다. 구단 측에서 면담을 제의했고 은퇴를 권유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제의했다. 성민규 롯데 단장이 문규현의 소통 능력을 크게 샀다. 문규현은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한 뒤 약 보름 동안 고민하는 기간을 거쳤다. 가족과도 상의를 했고 결단을 내렸다.

사실 구단 측에서 면담을 제의할 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었다. 문규현은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군에서 40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팀에서는 새로운 인물의 성장을 바랐고 문규현 역시 자신의 현실을 몸소 깨닫던 중이었다. 그리고 문규현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얼마든지 받아들이기로 했다. 선수들과 많이 공감하고 기존 코치들에게도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많이 배울 각오가 돼있다.

홀로 조용히 은퇴를 했기에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지인들의 연락이 줄지었다. 대부분이 “조금은 더 뛰지 그랬나”라는 반응이었다.

문규현도 선수 생활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됐다. 그는 “가장 좋았던 순간은 지난해 6월말 사직 삼성전에서 2경기 연속 끝내기를 친 기억”이라고 했다. 당시 문규현은 KBO리그 역대 최초로 한 선수가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안 좋았던 기억은 내 실책으로 팀의 패배의 빌미를 줬을 때”라고 돌이켜봤다.

문규현은 “생각해보니 선수로서 해 볼 건 다 해 본 것 같다. 나 때문에 이겨보기도 하고 질 때도 있었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도 해봤다”고 했다.

이제 화려한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서 팀에 보탬이 될 예정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수비코치를 맡고 싶은 마음이 크다. 수비를 할 때 재미있었고 내가 제일 자신있어했던 분야다. 기본기 위주로 선수들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했다.

항상 마음 속에 그려왔던 지도자상을 따라보려고 한다. 문규현은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재밌게 해줄 줄 알고 나처럼 빛을 못 봤던 선수들에게 기회도 줄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팬들에게도 한 마디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줬던 팬들의 함성과 박수는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박수는 어린 선수들에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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