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노벨화학상은 전기차 등에 이용하는 2차 전지인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에 기여한 3명의 연구자에게 돌아갔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최근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용량 발전장치 개발에까지 활용되면서 처음 전지구조를 만든 2명의 과학자와 상용화에 기여한 1명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리튬이온배터리 연구에 기여한 존 굿이너프(John B. Goodenough)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교 교수, 스탠리 위팅엄(M. Stanley Whittingham) 미국 빙햄튼 뉴욕주립대 캠퍼스 교수, 아키라 요시노( Akira Yoshino) 일본 메이조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 측은 "리튬이온 배터리는 1991년대 우리의 삶에 들어와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며 "인류 사회를 화석 연료로부터 자유롭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한 연구 성과"라고 설명했다. 왕립과학원은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전기자동차 등을 응용 사례로 꼽았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최근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필수 기반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에너지 저장 장치의 대세는 리튬 배터리였다. 리튬은 금속 가운데 가장 가볍고 전기 전도율이 높아 에너지 저장장치로 이용하는 데 유리하다.
영국 출신의 위팅엄 교수는 리튬 금속 대신 전해질을 통해 리튬이온이 전류를 만들어 내는 틀을 제공한 인물이다. 1922년 생 97세로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최고령자다. 그는 여러 층으로 나뉘어진 티타늄 소재 층상물질을 사용해 전류가 흐르는 길을 가진 전지 구조를 만들었다.
굿이너프 교수 역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연구했다. 위팅엄 교수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2V의 전력을 낸다면 굿이너프 교수는 4V까지 낼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2명의 과학자가 새로운 배터리의 시대를 열었다면 요시노 교수는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요시노 교수는 리튬 배터리가 갖고 있던 폭발 위험성을 없애는 데 기여했다. 탄소 소재를 음극에 사용하도록 해 안정적인 산화 환원 반응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해질을 담고 있어 화재 사고의 위험성이 있으나 이전 세대 배터리보다 안정성이 높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배터리는 가볍고 전기 효율이 높은 특성을 가져야 하는 데 리튬 이온 배터리는 무게가 가볍고 안전하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굉장히 큰 장점을 갖는다"며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좋은 전지가 나오긴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굿이너프 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우리나라 울산과학기술원의 김영식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최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에너지 발전기를 대체하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를 개발하는 데 활용돼 주목받고 있다"며 "신 에너지 개발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18년도 노벨화학상은 효소의 유도 진화를 연구한 프랜시스 아놀드, 항체와 펩타이드의 ‘파지 디스플레이(Phage display)’를 연구한 조지 스미스, 그레고리 윈터가 받았다. 2017년은 전자현미경 관찰의 발전에 공헌한 자크 두보셰 로잔대학 교수, 요아킴 프행크 뉴욕컬럼비아대학 교수, 리처드 핸더슨 케임브리지 분자생물학 MRC연구소 연구원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