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 게임 하다보니 말씀이 쏙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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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네 명의 아이들이 머리를 맞댔다.
29일 서울 송파구 월드사랑교회(박요한 목사)가 전도 주일에 진행한 '방탈출' 게임 현장이다.
아이들은 매월 방탈출 게임으로 성경 말씀을 익혔고 성취감도 느꼈다.
연우양은 "선생님한테 배운 건 잘 잊어버리는데 방탈출에서 경험한 문제들은 안 잊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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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네 명의 아이들이 머리를 맞댔다. 우리도 한번 같이 풀어보자. 산수 문제다. “물병+물병+물병=30, 물병+잔+잔=58, 잔+떡 2개+떡 2개=584. 그렇다면 잔+떡×물병은?”
29일 서울 송파구 월드사랑교회(박요한 목사)가 전도 주일에 진행한 ‘방탈출’ 게임 현장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유행하는 그 ‘방탈출’이다.
게임은 밀폐된 방에서 시작된다. 정해진 시간 안에 방 안의 퀴즈들을 맞혀야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힌트를 조합하면 방문을 열 수 있다. 문제 유형은 산수부터 넌센스까지 다양하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다.
시간은 흐르는데 문제를 풀긴 쉽지 않다. 무전기로 도움도 요청했다. 1분을 남기고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렸고 잠시 뒤 밖에서 문이 열렸다.
중대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연우 정연주양과 송파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진아 이선아양은 탈출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지 선생님에게 달려가 서운함을 토로했다. 선생님 말로는 아이들이 20분 내내 불청객인 기자가 지켜보는 걸 부담스러워 했단다.
진아와 선아양은 지난해 4월부터 이 교회를 다녔다. 그 전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다. 전도지 속 방탈출을 보고 호기심에 찾은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연우양은 친구인 연주양을 전도하는 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재미만 준 게 아니다. 아이들은 매월 방탈출 게임으로 성경 말씀을 익혔고 성취감도 느꼈다.
연우양은 “선생님한테 배운 건 잘 잊어버리는데 방탈출에서 경험한 문제들은 안 잊게 된다”고 했다. 선아양은 “친구들과 협력하며 푸는 방식을 터득했다. 특히 문이 열릴 때 기분은 최고”라고 말했다.
월드사랑교회는 2016년부터 2년간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금요기도회가 끝나면 교역자와 성도들이 홍대나 강남 일대 방탈출 게임방을 찾아 문제 패턴을 익혔다. 여기에 성경을 접목했다. 1월 ‘천지창조’, 2월 ‘복의 근원’ 등 성경 순서대로 매월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름성경학교가 있는 7월이나 성탄절이 있는 12월엔 ‘천국과 지옥’ ‘지저스 크라이스트’처럼 특별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달의 주제는 ‘십자가 사랑’이었다.
성경을 무턱대고 가르치는 건 아니다. 앞서 산수 문제가 그랬다. ‘최후의 만찬’ 그림 아래서 아이들이 답을 추리하며 은연중에 예수님이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떡과 잔을 나누며 교제했음을 알게 했다. 이 문제에서 물병은 10, 잔은 24, 떡은 140이니 정답은 1424다.
그새 교육부 아이들은 두 배나 늘어 40명을 넘었다. 출석 성도 50여명인 교회의 전체 성도 중 절반이 교육부 아이들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외로 입소문을 탔다. 지난 7월 침례신학대에서 열린 한·미 연합캠프에선 700명의 초·중·고등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독일 영국 등 유럽 4개국 교계 기관들이 선교사를 통해 월드사랑교회에 러브콜을 보내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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