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日불매운동 상징 유니클로 입성..논란↑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 기자 2019. 9. 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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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기업 데상트도 한자리에…비난여론‧실적개선 난항 ‘이중고’

롯데월드타워.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이달 초 한국 유니클로가 급격한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싼 임대료를 내고 롯데물산이 운영 중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본사를 이전한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롯데월드타워가 오피스 분양 난항에 따른 높은 공실률 해소를 위해 일본 불매운동의 상징인 유니클로를 입주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롯데월드타워의 공유오피스 개방이 공실률 축소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고, 향후 실적 개선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30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유니클로의 한국 법인 FRL코리아가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일본 기업으로 거론되는 두 기업의 긴밀한 관계가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7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데상트코리아 등 일본 불매운동의 대표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아 매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유니클로가 기존 사무실보다 임차료가 비싼 롯데월드타워로 본사 이전을 강행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유니클로 매출이 3분기에 50% 하락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60% 이상이 발생하는 4분기에 매출은 40%, 순이익은 5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롯데월트타워의 월 임대료는 기존 유니클로 본사가 있던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 건물보다 수천만원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의 롯데월드타워 입주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롯데물산이 롯데타워 공실률이 높아지자 관계사들에게 본사 이전 제의를 하면서 FRL코리아에게도 제의가 간 것으로 보고 있다. FRL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과 일본패스트리테일링이 지분 49대 51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실제로 롯데월드타워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공실률이 60%에 육박했다. 그나마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롯데컬처웍스 등의 롯데 계열사들이 입주하면서 공실률이 30%로 떨어졌지만 공유오피스로서 경쟁력을 갖춰 공실률을 해소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외부 기업은 유니클로 외에 불매운동 기업 중에 하나인 일본 스포츠 용품업체 '데상트',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지식공유 플랫폼 '디쉐어', 화물 운송업체 '유코카캐리어스' 뿐이다.

더군다나 운영사인 롯데물산의 실적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전망도 녹록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50억원으로 전년 468억원대비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다. 당기순손실은 6108억원을 기록해 2017년의 5450억원과 비교해 손실 폭이 658억원이나 늘었다. 

회사 측은 당기순손실이 커진 이유로 지난해 롯데케미칼 주식을 처분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으나 롯데월드타워가 개장 2년이 넘도록 수익을 내지 못한 점 또한 롯데물산 실적 증대에 암초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 사진=홋데워드타워 홈페이지.

실적 부담을 느낀 롯데월드타워는 올해 초 수익성 개선 및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롯데월드타워 30층에 공유오피스인 ‘워크플렉스’를 론칭했다. 이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의 1개층 공유오피스 론칭은 높은 공실률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을 의식해 공실률을 조금이나마 낮게 보이려는 꼼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워크플렉스는 7월에 신규 입주자 대상으로 아시아나 클럽 제휴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부여하는 등 입주사 혜택을 늘려 8월까지 입주율을 7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유 오피스 위워크보다 한 달 1인 가격이 20~30만원 가량 높은데다 관계사인 롯데자산개발의 역삼역 '워크플렉스'가 입주율이 앞서고 있어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만들어진 롯데월드타워는 총 높이 555m, 연면적 42만310㎡ 에 달하는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세계 최고의 것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의지에 따라 세워졌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사우론의 탑’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세계 최고의 것’이 웅장한 겉모습만 갖춘 속 빈 강정을 얘기하는 것인지 롯데그룹이 다시금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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